다윗의 용사들
찬송 461 십자가를 질 수 있나
말씀봉독 역대상 12:1-40
오늘 본문의 배경은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도망 다니던 때입니다. 사무엘서와 중복되는 내용이죠. 그러나 사무엘서의 내용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사무엘상 22:1-2에 의하면, 사울을 피해 도망다니던 다윗은 환난 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의 우두머리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서는 그런 자들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오늘 본문은 그렇게 모인 자들을 “용사”라고 부릅니다.
가장 먼저 언급된 용사는 베냐민 지파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1절부터 7절에 그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절에서는 베냐민 지파를 소개하며 이들이 사울의 동족이라고 합니다. 다윗을 죽이려 했던 사울의 동족들까지도 지금 다윗을 따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윗에게 나아온 자들은 베냐민 지파 중에서도 소수일 것입니다. 다수가 다윗의 편에 서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냐민 지파를 가장 먼저 소개하면서 그들이 사울의 동족이라고 말하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윗이 사울의 동족들. 사울의 라인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배척을 당한 반쪽 짜리 왕이 아니라 온 이스라엘의 왕으로 추대되고 있음을 성경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어서 8절부터 15절은 갓 지파에서 요새로 온 용사들의 이름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16절부터 18절은 베냐민 지파와 유다 지파에서 다윗의 요새로 온 용사들에 대한 스토리입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는 다른 단락과 다르게 30인의 두목이라고 불리는 아마새의 이름만 등장합니다.
“평안하소서. 당신도 평안하고 당신을 돕는 자에게도 평안이 있을지니 이는 당신의 하나님이 당신을 도우심이니다”(18v)라고 하는 아마새의 고백을 통해 하나님이 누구의 편인지, 하나님께서 누구를 선택하셨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19절에서 22절은 므낫세 지파에서 시글락으로 온 용사들. 23절 이하는 헤브론에서 다윗을 따른 용사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이들을 ‘용사’라고 부르며 이 무리의 이름을 “하나님의 군대(22v)”라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의 편에 선 자들입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들입니다. 또한 성경은 이들이 어떤 마음 가짐으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말하는데, 뭐라고 합니까? 38절입니다.
이 모든 군사가 전열을 갖추고 다 성심으로 헤브론에 이르러 다윗을 온 이스라엘 왕으로 삼고자 하고 또 이스라엘의 남은 자도 다 한 마음으로 다윗을 왕으로 삼고자 하여
“성심으로” 헤브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성심으로” 라는 말은 온 마음과 뜻을 다해서 열심으로 그 곳에 모였다는 것입니다. 하반절에서는 “다 한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마음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렙’은 단순한 마음. 단순한 감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온 정신, 지성, 의지, 영혼을 나타내는 총체적인 정신 체계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여기 모인 다윗의 용사들은 단순히 감정에 이끌려 이 곳에 온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냉철한 판단과 진지한 믿음의 고백을 동반하여 결단하고, 결단하여 이 곳에 나아왔다는 것입니다. 모든 용사들이 그런 진지한 믿음과 고백을 가지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나눔과섬김의교회에 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참 귀한 형제님 두 분을 만났습니다. 세례를 받기 위해서 저와 함께 확신반을 하셨던 분들인데, 이들이 세례를 받는 이유가 재미있었습니다. 한 분은 곧 결혼을 하시는데, 신부 되실 분이 예수님을 믿는 분이라 세례받기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한 분은 아내가 먼저 예수님을 믿고 계셔서 자신도 세례받기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만났을 때는 그냥 교육 패스가 목적인 분들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교육에 임하는 태도가 정말 진지했습니다. 삼위일체가 도무지 믿어지지 않으니까 제차 설명을 해달라고 부탁 하시기도 하고, 가정교회에서 나눴던 내용 중에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던 성경의 내용을 물어보시기도 했습니다.
두 분 모두 세례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했습니다. 그 중 한 분은 이런 고백도 하셨습니다. 비록 모든 것이 믿어지지는 않지만 자신이 세례를 받기 때문에 세례받은 사람답게 살기로 결심을 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인’ 또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옷을 입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꽤 오랫동안 그것도 나름 진지하게 주님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우리가 드리는 예배와 주를 따르는 행위가 우리의 마음과 상관없이 드려질 때가 많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직분자이기 때문에 그 곳에 있고, 예배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예배당에 앉아 있을 때가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진지한 고민과 결단과 의식없이 종교행위를 할 때가 너무나 많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구약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끊임없이 우리의 마음을 받기를 원하십니다. 황소를 드림보다 진정한 노래를 받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지성과 의지와 영혼을 다하여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그 진지함. 그 진지함 속에서 내려진 믿음의 고백과 행동을 하나님은 원하고 계신다는 것이죠.
오늘도 주님 앞에 진지하게 나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의식없이 시간의 흐름대로 살아가는 하루가 아니라 온 마음을 다하여서 주를 믿고, 주를 위해 살아가는 하나님의 군대. 하나님의 용사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도제목
- 진지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하소서.
- 가정교회 지도자 수련회(토), 신년 교사 하례회(주일)를 통해 가장, 총무 그리고 교사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서기를 결단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