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닷의 대답
찬송 454장 주와 같이 되기를
본문 욥기 18:1-21
철로 위에 놓여져 있는 두 철재는 만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나란히 놓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평행을 유지하고 있는 한 그들은 끝까지 만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욥과 그의 친구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이들은 끝까지 만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철로 위의 두 철재처럼 평행을 유지하여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결론을 짓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8장에 이어 또 한번 입을 연 빌닷이 뭐라고 합니까? 2절입니다. “너희가 어느 때에 가서 말의 끝을 맺겠느냐.” 지금까지 친구들이 욥에게 너무 정중하게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욥의 뜻을 굽혀서 바른 길로 인도하려면 윽박도 좀 지르고, 강하게 밀어 붙혀야 하는데 너무 조심스럽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대화의 끝을 맺지 못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욥이 돌이키지도 않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 장에 기록된 빌닷의 어조는 굉장히 강합니다. 격양 된 모습입니다. 소극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서 마치 저주에 가까운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5절 이하는 악인의 운명에 대해 말하는데, 자신이 주장하는 인과응보의 원리에 따라 악인은 비참한 결말을 맺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묵상하다 보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습니다. 누구입니까? 욥입니다. 지금 욥이 어떤 상태입니까? 자식들은 다 죽고, 가지고 있던 재산은 다 날아가고, 아내마저 떠나갔습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죠. 온 몸에는 종기가 났는데, 발바닥에서부터 정수리까지 그 종기가 가득했습니다. 그 욥이 자신의 면전에 있습니다. 욥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욥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13절입니다. “질병이 그의 피부를 삼키리니…” 14절 “그가 의지하던 것들이 장막에서 뽑히며…” “19절 “그는 그의 백성 가운데 후손도 없고 후예도 없을 것이며 그가 거하던 곳에는 남은 자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 21절 “참으로 불의한 자의 집이 이러하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의 처소도 이러하니라.”
무슨 말입니까? “욥. 네가 악인이기 때문에 이런 고난을 당한거야. 너의 지금 상태는 어제 네가 저질렀던 죄의 열매야. 그 고난은 네가 저지를 죄에 대한 보상이야.”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16장 2절에서 욥이 말한 것처럼 지금 빌닷은 여전히 “재난을 주는 위로자”로 서 있는 것입니다. 위로는 커녕 괴로움만 더해 주고 있는 것이죠. 위로를 하겠다고 찾아온 사람이 착하게 살면 잘되고, 나쁘게 살면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의 원리만 욥에게 가져다 대다 보니까 욥의 마음에 더 큰 상처만 주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위로’가 무엇입니까?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의 괴로움을 덜어주거나 슬픔을 달래주는 것이 위로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위로’는 상대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나의 주장을 펼치고, 나의 말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윽박을 지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 상대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에서 위로는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엘리야가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과 싸워 승리하고 난 후에 어이없는 슬럼프에 빠지게 됩니다. 이세벨의 협박에 두려움을 느껴 도망을 간 것입니다. 아마 갈수 있는데 까지… 힘이 닿는데 까지 도망을 간 것 같습니다. 한 로뎀나무 아래에 주저 앉은 엘리야가 뭐라고 합니까? 자신을 죽여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누워 잠이 들죠.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천사를 보내십니다. 그리고 그 천사는 엘리야에게 어떻게 합니까? “아니, 너에게 그렇게 많은 능력이 있는데 여기서 뭐하냐고… 빨리 일어나지 못해? 빨리 달려가서 사명을 이루지 못해?” 그런 반응을 보입니까? 아닙니다. 그를 어루만지고 일어나서 먹으라고 합니다. 두 번이나 그렇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가 엘리야에게 윽박을 지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엘리야의 상태를 알고, 엘리야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난 후에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고난을 당하고 계실 때, 그 현장에 있던 베드로가 예수님과 아는 사이가 아니라며 부인을 하고 난 다음이죠. 그러니 베드로의 마음이 참 불편했을 것입니다. 반면 예수님은 화를 내실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섭섭하다는 내색을 하실 수도 있는 것이죠.
그러나 예수님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제자들이 고기를 잡으러 나간 것을 아시고, 숯불 위에 생선과 떡을 준비 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조반을 다 먹을 후에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세 번에 걸쳐 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스승인 예수님을 부인하는 큰 잘못을 했지만, 인과응보의 원리를 가져다 대거나 화를 내며 윽박을 지른 것이 아니라 베드로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그를 용서하며 다시 세워주셨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중에 욥과 같은 고난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분이 계십니까? 경제적 어려움, 가정의 문제나 자녀의 문제. 여러가지 환난으로 인해 손을 쓸 수도 없는 고통과 슬픔 속에 있는 분이 계십니까? 하나님이 우리의 진짜 위로자이십니다. 재난을 주는 위로자가 아니라 기쁨을 주는 위로자. 재 대신 화관을 주시는 위로자. 그 분이 바로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오늘도 주님께 나아가 주님께 아뢰시고, 주께서 주시는 위로와 평강을 맛보는 이 한 날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그런가 하면, 나에게는 큰 고난이 없지만 가원이나 가족 중에. 동료나 이웃 중에 고난을 받고 있는 자가 있습니까? 오늘 우리는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습니까? 대놓고 인과응보의 원리를 주장하지는 않지만 ‘그럴 줄 알았다.’라는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위로’라는 가면을 쓰고 찾아가 오히려 부채질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고난 당한 자들에게 재난을 주는 위로자가 아니라 주의 평강을 전하는 위로자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주께서 우리에게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우리가 고난 당한 자와 함께 울고, 진심으로 위로하는 자가 되기를 바라신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그런 위로와 주의 평강을 전하여 우리를 통해 고난 당한 자가 위로를 받고, 우리를 통해 고난 당한 자가 참된 위로자 되시는 주를 바라보는 놀라운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제목
- 재난을 주는 위로자가 아니라 위로와 평강을 전하는 위로자가 되게 하소서.
- 고난 속에서 참된 위로자 되시는 주님만 바라보는 오늘 하루가 되게 하소서.
-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하루 속히 해결 해 주셔서 회복. 치유와 만남의 기쁨이 우리에게 있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