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 254장 나의 죄를 씻기는
제목 : 기경하시는 하나님
호세아는 2절. 북이스라엘이 두 마음을 품는 죄악을 범했다 지적합니다. 하나님께서 1절. 북이스라엘을 무성한 포도나무로 만들어 주셨건만 그들은 풍요로울수록 우상의 열매를 맺었다 합니다. 4절. 거짓 맹세의 열매인 독초 13절. 거짓열매 14절. 요란함의 열매입니다.
보통의 우리는 인간의 자리에서 밖에 보질 못하니 뜬구름 잡는 실천과 행함으로 그 말씀을 우리에게 쉽게 적용 해버립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하나님은 열매보다는 뿌리를 가지고 말씀하십니다. 자고로, 열매는 뿌리로부터 시작되지요. 그 뿌리가 어디로 뻗어있는지를 보려면 흙을 파헤쳐야 합니다. 흙을 걷어내기 시작하면 할 수록 스스로의 민낯을 만나게 됩니다. 그 민낯은 바로 두 마음을 품은 죄였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죄의 열매들과 결과들을 나열할 뿐입니다. 5절의. ‘벧아웬’은 8절. 우상숭배지였던 아웬을 빗대어 벧엘의 우상숭배를 경멸하여 부른 말이에요.
6절 이하는, 이들이 아웬에 바쳤던 송아지를 이제는 싸움의 왕인 앗수르의 아렙왕에게 옮겨질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여호와께도 붙어있지도 못하고 우상과 이방 나라로부터도 털고 일어서지도 못하는 이스라엘의 썩은 뿌리를 걷어 내는 유일한 방법은 12절. 땅을 기경하는 방법 이외는 없습니다. 묵은 땅은 반드시 갈아엎어야 합니다. 열매는 그렇다 치더라도, 땅의 구실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기에 그렇습니다.
13절. 이미 우리가 애굽의 하수와 앗수르의 저수지로부터 악을 밭 갈아 죄를 거두고 거짓 열매를 먹었으니 12절. 여호와께서 오사 공의를 비처럼 우리에게 먼저 내려주심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저에게 있어, 한국하면 떠오르는 하나의 이미지를 말해봐라 한다면 동서울 고속터미널의 화장실입니다. 여전히 장기 밀매와 키스방을 선전하는 전단지가 나붙어 있고, 군인들의 담배 냄새로 쩔어 있는 밀폐된 공간. 들어갈 때면 숨을 한 번 크게 내고 들어가 조금씩 내뱉으며 그 시간을 견디고, 나와서는 숨을 탁!하고 버려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 공간이 싫은 게 아니에요. 그것을 만들어낸 사회와 대부분의 관계를 혐오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 사회와 교회는 동떨어질 수 없습니다. 만약 그 사회 안에서 힘들게 밥벌이하며 살고 있는 성도님이나 다른 형식의 밥벌이로 밀폐된 교회 건물 안에서 사명을 찾고자 하는 저나 오늘 본문의 이스라엘의 백성들과 지도자의 모습과 과연 무엇이 다를까요?
우리들 자신의 모습입니다. 이에 우리는, 오늘 말씀처럼 소외된 자리로 불려 가, 새로 기경이 되든지, 죄악으로 망하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 기경은 일방적이질 않습니다. 만약 하나님의 일방적인 기경이라면, 그것은 종교이겠지요.
우리 하나님은요, 하나님 나라는 이러한 곳이야. 그러니 이 말씀을 지켜, 음행과 거짓 증거와 우상숭배의 열매를 맺지마!라는 일방적인 명령을 먼저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감히 넘어갈 수도 없는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누리라고 주장하질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요. 자꾸 말씀을 통하여 자신만의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노력하는 겁니다. 이 노력은 더하면 더할수록 그것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숨막히는 지옥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겉으로는 하나님을 섬기되 속에는 회칠한 무덤처럼 불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기에 믿음이 발효되는 겁니다. 내가 아무리 저항하고, 소리지르고, 답답해하고, 도망치고 싶은 상황을 만나도 그 분께로부터 벗어날 수 없음을 아는 그것이 믿음입니다. 믿음은 저 멀리있는 하나님 나라를 꿈꾸라고 하질 않습니다. 이것을 지켰으니 이제 됐어라는 안심도 주질 않습니다.
단지 믿음은, 내 삶을 가지고만 걸고 넘어갑니다. 그렇게 턱 하고 막히는 순간들을 경험함으로 결국은, 우리의 모든 선택까지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보게 합니다. 이것은 강요가 아닙니다. 내 고집과 하나님의 꿋꿋함의 버팀이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싸움입니다.
이 하나님의 크심을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여호와를 아는 지식으로 가득해지는 삶이니 부디 오늘 하루는, 열매에 집중하여 땅이 기경되는 은혜에서 멀어지지 마시고 내 뿌리 주변의 흙을 흩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놀라워하시고 기뻐하시는 복된 수요일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