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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저주한 욥


찬송 484 맘의 주여 소망되소서.

본문 욥기 3:1-26


인생을 살다보면 지나간 일에 대한 원망을 할 때가 있습니다. 후회스러운 일이 있거나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우리는 지난 일에 대한 원망을 합니다. 차라지 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죠.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욥이 그런 모습입니다.


욥은  욥기 1-2장에서 참 경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녀들이 혹시 마음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였을까봐 잔치가 끝나면 그들의 명수대로 번제를 드릴만큼 경건한 사람이었죠(1:5). 재앙을 만났지만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우리가 하나님께 복을 받았은즉 화도 받지 아니하겠느냐”(2:10)라는 믿음의 고백도 합니다.


하지만 3장의 욥은 그렇지 않습니다. 2장 끝에 보면, 재앙의 소식을 듣고 찾아온 친구들과 함께 욥은 칠일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3장에서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하죠. 그런데 그 내용이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욥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내용의 말을 합니까? 자신의 생일을 저주합니다. 사실 성경에는 욥 외에도 자신의 생일을 저주한 사람이 또 등장합니다(렘 24:14-18). 그는 바로 예레미야입니다. 그러나 욥이 했던 생일 저주는 예레미야의 내용보다 길이가 훨씬 깁니다. 


자신이 태어난 그 날이 없었고, 그 날이 어둠에 가리워서 하나님께서 그 날을 찾지 않으셨고, 내 모태의 문이 열리지 않았더라면 자신이 환난을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죠. 



11절 이하에서는 차라리 자신이 사산아로 나오던지 태어나자 마자 죽었으면 지금은 평안히 쉬고 있었을 것(13절)이라고 말합니다. 욥은 그의 인생을 이 세상에서 뿌리 뽑고 싶어하는 것이죠. 인생을 가능하게 했던 원인들. 그의 잉태와 탄생의 순간들, 또 그것들을 가능하게 했던 모든 시간들을 없었던 것으로 여기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왜 욥은 자신의 생일을 저주합니까? 25절에서 말을 합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그것이 내게 임하고 내가 무서워하는 그것이 내 몸에 미쳤구나.”


자신이 두려워하는 그것이 임했기 때문입니다. 무서워하는 것이 몸에 미쳤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그것이 무엇입니까? 26절에서 말씀합니다.


“나에게는 평온도 없고 안일도 없고 휴식도 없고 다만 불안만이 있구나.”


우리말 성경에서 “불안”이라고 해석되어 있는 단어를 원문에서 보면, ‘동요’, ‘혼란’, ‘혼돈’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욥에게는 어느 곳 하나 마음을 둘 수 있는 평안이 없습니다. 쉼도 없고, 안식도 없습니다. 진정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마음 속이 동요되고 혼란스러운 상황만 이어질 뿐입니다. 그렇기에 두렵고 무섭다는 것입니다.


사실 욥은 하나님의 섭리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4절을 보면, “하나님이 위에서 돌아보지 않으셨더라면”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서 자신이 태어난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죠. 온 천하만물 뿐만 아니라 자신의 탄생과 생명이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이 자신의 하나님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겪은 일들은 마치 그 하나님이 자신의 하나님이 아니라 적군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자신이 태어났고,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평안과 쉼과 안식을 누리며 살았는데, 이제 그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자신에게 재앙이 찾아왔다보니까 욥은 너무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므로 욥의 두려움과 무서움은 가난 때문도 아니고, 질병 때문도 아닙니다. 가족이 다 떠나가고 자식이 다 죽은 것에 대한 슬픔도 아닙니다. 그가 알고, 그가 믿고 있던 하나님에 대한 기초가 흔들리기에 두렵고 무섭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마치 적군처럼 인식해야 하는 이 상황이 너무 두렵고 무서운 것이죠. 그러나 그 두려움과 무서움의 시간을 통해 욥은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귀로 듣기만 했던 하나님을 눈으로 뵙는 영광을 누렸습니다(욥 42:5).


우리에게도 고난의 시간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한쪽 구석으로 완전히 내 몰린 것 같은 상황. 아무런 평안이 없고, 혼란스러운 마음만 이어지는 시간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믿고, 따랐던 하나님이 보이지 않고, 마치 나의 편이셨던 하나님이 나에게 등을 돌려 적군이 된 것 같은 불안함과 두려움이 찾아오는 순간이 우리에게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난의 깊이가 깊고, 고뇌와 혼란의 시간이 길면 길수록 우리의 신앙은 그만큼 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하나님을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고난의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두렵고 무섭기는 하지만 주를 신뢰하고 끝까지 그 길을 걸어갈 때 달콤한 열매를 맛볼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여전히 지치고, 힘들고, 불안한 시간을 보냅니다. 고난과 혼란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승리하여 이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깨닫고, 더욱 성숙한 신앙인이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시며, 이 길 끝에 있는 달콤한 열매를 맛보게 하시기 위해 오늘도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기도제목

  1. 우리 앞에 놓인 고난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며 성장하게 하옵소서.
  2. 고난과 혼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정, 성도들을 위로 하시며 회복과 기쁨이 그들과 함께 있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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