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장이 되어져 가는 과정
찬송가 : 254장 "내 주의 보혈은 정하고 정하다"
성경본문 _ 레8장 1-36절
레위기 8-9장 _ 제사장 위임식
레위기 1-7장의 5대제사에 대한 하나님의 지시 이후에, 8-9장은 총8일에 걸친 ‘제사장 위임식의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 오늘 우리가 읽은 8장은 8일중에 7일에 걸쳐서 행해지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 출애굽기에서 이미 진행된 내용을 레위기 8-9장에서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의 차이가 있다면, 출애굽기는 역사서와 같이, 이루어진 사실들을 기록하는 것이라면, 레위기에서는 그 내용을 ‘문서화’ 해서 ‘율법’이라는 매뉴얼로 재 정리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3절 _ 온 회중을 회막에 모으라
본문 3절에 보시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온 회중을 회막 문에 모으라”라고 명령합니다. 제사장의 위임식인데, 아론과 그의 아들들만 아니고, 온 회중을 불러 모으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은 제사장의 위임식이 단지 제사장들에게만 중요하고 의미있는 의식이 아니라,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중요한 의식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베드로전서2:9에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라” 하신 ‘만인제사장 교리’가 구약의 제사장을 세우시는 그 시점에서 하나님께서 이미 염두하시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제사장 위임식에서 일어나는 이 일들이 오늘 날에도 어떤 특정한 그룹이나, 목회자나 장로들의 위임식 처럼 생각할게 아니고, 온 성도가 주의 거룩한 제사장들이 되어가는 과정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고 묵상하고 은혜 받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니깐 이 본문의 내용이 나와 상관없이 얘기가 아니고, 바로 나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제사장 위임식의 절차 _ 씻고, 옷입고, 관유, 제사
제사장의 위임식의 절차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먼저 제사장들의 몸을 씻기고, 그리고 출애굽기 28장에서 준비한 제사장의 의복들을 입히고, 그리고 특별한 기름으로 만든 관유로 성막과 제사장들에게 발라 거룩하게 하고, 그리고 속죄제와 번제와 위임식의 화목제를 드림으로 위임식이 진행됩니다.
여기서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제사장으로 위임되는 그 과정은, 지금 우리에게 가져와 적용하면, 곧 신자가 제자가 되는 과정, 그리스도인에서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는 과정, 또한 세상의 옷을 벗고, 그리스도로 옷 입는 과정과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사람을 낚는 어부’로 부름을 받은 시점이 있지만, 그들이 부름 받은 직후, 하루 아침에 진정한 의미의 제자가 된 것은 아니였죠. 예수님과 함께 먹고 마시고 지내면서, 조금씩 ‘제자화’ 되어 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진행되는 제사장 위임식의 과정도 하루 한 날에 다 되어지는게 아니고, 총 8일에 걸쳐서 진행되는 의식이였어요. 레위기8장은 7일동안 매일 같이 ‘속죄제와 번제와 화목제’를 드려야 하는 그런 번거움의 반복이였습니다. 하루 아침에 제사장이 되는게 아니라는거죠.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제사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은 태어나면서 부터 하나님의 주권으로 정해진 것이지만, 제사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진짜 제사장이 되는 것은 이와같은 ‘번거로움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 하는 것도 이와같은 번거로운 반복의 연속이죠. 매주 주일 마다 멀리서 와서 대그룹으로 모여서 예배하고, 그리고 주중에는 가정교회로써 모여 또 예배하고 교제하고, 제자훈련, 성숙반, 기타 등등 사실 우리가 하는 것이 무슨 특별히 다른 무언가가 아닙니다. 매년 매주 늘 하던 것들을 반복하는 것이고, 그것이 신앙생활입니다. 신앙에 있어서 성숙한 신자가 초신자와 구별되는 것이 뭐냐면, 초신자들은 매주 드려지는 예배가 다를바가 없어요. 그냥 비슷한 예배를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반면에 성숙한 신자는 그 매번 반복되는 형식 속에 날마다 새롭게 부어주시는 놀라운 은혜를 경험합니다.
어떤 분들은 예배 때 뭔가 계속 새로운 것을 하자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신앙의 성장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으로 되어지는게 아닙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게 됩니다. 신앙의 성장은 번거로움의 지겨운 반복 속에서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은혜로 말미암아 변화되어져 가는 것이다.
그것을 경험하고 깨달아 가는 것이 ‘성화’이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성장해 가는 ‘과정’인 것입니다. 그 성화의 과정은 사실 번거로움의 반복의 결과인것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의 핵심은 ‘구별됨’이예요. 제사장의 몸을 씻고, 구별된 제사장의 옷을 입고, 기름을 바르고 하는 모든 행위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반영’한 절차입니다. 평범했던 아론과 아론의 아들들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닮아가는 과정, 즉 성화의 과정인 것입니다.
독특한 두가지 행위
제사장의 위임식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의식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23-24절에 나오는 ‘위임식 제사를 드릴 때, 피를 제사장의 신체 말단에 바르는 의식’구요, 그리고 또 하나는 30절에 ‘피가 섞인 관유를 제사장의 옷에 뿌리는 의식’입니다.
첫번째 ‘피를 제사장의 오른쪽 귓부리와 오른쪽 엄지 손가락과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 바르는 행위’는 특이한 것이 레14:14에 ‘나병환자가 나아서 정결케 하는 의식’과 동일한 의식입니다. 그러니 그 행위의 의미를 우리는 쉽게 유추할 수 있죠.. ‘죄에서 씻어 정결케 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오른쪽 귓부리와 오른쪽 엄지손가락과 오른쪽 발가락’이냐? 저도 모릅니다. 성경에서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요.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이 신체 말단은 곧 우리 몸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피를 바르는 것으로 정결케 될 수 있느냐? 하는 질문에 우리는 쉽게 생각하기를 ‘그 피는 예수의 피를 상징하고, 그 피가 우리의 죄를 정결케 합니다’라고 말한다면, 물론 그 묵상과 해석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건 다분 알레고리적인 해석일 수 있습니다. 레위기라는 성경을 개인적으로 큐티하고 묵상하면서 쉽게 오류를 범하는 것이 이러한 알레고리적 해석이예요.
그런데 특이한 두번째 의식인 ‘피가 섞인 관유를 제사장의 옷에 뿌리는 의식’을 통해서 우리는 그 피가 어떻게 제사장을 정결케 했는지,. 말씀에 근거해서 알 수 있습니다.
피를 옷에 뿌리는 의식과 같은 동일한 표현이 성경의 다른 본문에 등장하는데요.. 요한계시록 19장에 백마를 타신 예수님을 표현하고 묘사하시는 내용 속에 등장합니다. 요한계시록19:13입니다.
또 그가 피 뿌린 옷을 입었는데 그 이름은 하나님의 말씀이라 칭하더라 (계19:13)
예수님을 향하여, ‘피 뿌린 옷을 입었다’고 말씀합니다. 예수의 옷에 뿌려진 그 피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하여 흘리신 보혈이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14절에 그를 따르는 흰 세마포 옷을 입은 주의 백성들이 있는데.. 계시록 7장 14절에서 그들을 향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가 말하기를 내 주여 당신이 아시나이다 하니 그가 나에게 이르되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하였느니라 (계7:14)
어린양의 붉은 피에 옷을 씻었는데 희게 되었다는 것은 사실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말입니다. 이것은 그의 모든 죄가 씻겨지고, 정결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 옷을 씻는 것은 단회성으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이것 또한 정결케 되는 과정인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9)
여기서 우리를 죄를 자백하는 행위는 계속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제사장 그룹으로 구별되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으로 일어난 구원 사건이라고 한다면, 그 구원 사건은 우리가 잘 아는 ‘유월절 어린양의 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예수그리스도의 보혈이 우리를 구원하여 하나님의 자녀 삼으신 것이죠.
그런데 예수의 피는 우리의 영혼구원을 이루는데만 그 능력이 있는것이 아니라,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제사장이 되어지는 것, 즉 하나님의 자녀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어지는 그 성화의 과정에서 또한 그리스도의 보혈이 능력으로 역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린양의 피에 우리의 입은 옷을 날마다 씻어 희게하는 것을 통해서, 우리는 점차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우리 안에 스며들고, 베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번거롭지만 반복되는 신앙 생활 속에서 날마다 새롭게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여 점차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나고, 그리스도의 군사로 변모 되어져 가는 것입니다.
오늘 이 하루를 살아갈 때도, 이 놀라우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그 구원의 은혜에 잠겨, 보혈의 능력, 십자가 복음으로 충만하게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제목
- 하나님의 자녀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군대가 되고, 주님 나라를 위해서 쓰임 받는 일꾼이 되게 하소서.
- 온 교회가 날로 날로 성장하고 자라나는 교회 공동체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