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 : 주 안에 있는 나에게(찬송가 370장)
말씀 : 사도행전 25:1~27
그저께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구속에서 풀려났습니다. 새벽부터 정치나 경제를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재판 내용을 보면 박전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강압때문에 마지못해 돈을 건내고, 권력때문에 어쩔수 없이 나쁜것임을 알면서도 할수 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결국 집행유예까지 얻어내었습니다.
한국에서 제일가는 기업의 권력가도 권력을 지닌 이에게 머리를 숙일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머리를 숙여야만 살수 있다는 것이 용납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죠.
이 결과만 볼때, 우리는 권력자 앞에서 얼마나 작아질 수 있고, 또 그 앞에 있으면 우리가 얼마나 초라하게 변할수 있는 지를 알수 있습니다. 악함이라도 나에게 유익이 된다면 삼키는 것이 우리의 연약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이 재판은 바로 그러한 인간의 연약한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기에 사람들이 더 정의를 외치는 것이라 봅니다.
오늘 말씀의 바울이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당대 최고의 권력가 앞에 죄인이 되기 직전의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아직 최종 판결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당시 권력가들이 하나같이 바울에게 죄를 묻고 있는 중이기에 하나님을 모욕하고 거짓복음을 전한다는 이 죄명을 씻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에서는 이러한 절대 권력의 힘을 다음과 같은 단어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2절에 대제사장들과 유대인 중 높은 사람들, 5절에 너희 중 유력한 자들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23절에는 아그립바와 버니게가 바울을 보러 왔을때 크게 위엄을 갖추고 왔다고 말하고 있고 천부장과 시중의 높은 사람들이 같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즉 당시 이스라엘 사회를 말 한마디로 움직일수 있는 절대 권력자들 앞에 바울이 홀로 서 있는 것입니다. 말한마디에 모든 일을 할수 있는 사람들 앞에, 죄인의 모습으로 서있는 바울이 오늘 본문의 바울입니다. 이젠 끝이구나 라는 체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있는 바울의 면모가 어떻습니까? 함께 10절과 11절의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바울이 이르되 내가 가이사의 재판 자리 앞에 섰으니 마땅히 거기서 심문을 받을 것이라 당신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내가 유대인들에게 불의를 행한 일이 없나이다. 만일 내가 불의를 행하여 무슨 죽을 죄를 지었으면 죽기를 사양하지 아니할 것이나 만일 이 사람들이 나를 고발하는 것이 다 사실이 아니면 아무도 나를 그들에게 내 줄 수 없나이다. 내가 가이사께 상소하노라 한대.”
전혀 꺽임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당당합니다. 내가 불의를 행하여 죽을 죄를 지었으면 죽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당당히 로마의 황제에게 재판을 받을 권리를 주장합니다.
바울의 이러한 호기가 어디서 생겨났으며 무슨 이유로 이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요? 그 이유가 내일 묵상할 본문에 나와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통치하는 그들에게, 또한 당시 세계의 지도자라 여겼던 로마의 황제에게 예수그리스도를 전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즉 바울은 죽음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도 예수님과 복음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단순히 그가 로마의 시민권자여서가 아니라, 그의 삶이 진실로 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신앙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향하여 복음을 외칠때 단순히 강력한 믿음만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는 삶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불의를 행하여 죽을 죄를 지었으면 죽겠습니다라는 바울의 확신에 찬 외침과 같이, 우리 역시 복음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면 그에 걸맞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복음에 걸맞는 삶을 살아낼때, 우리는 어디든 설수있습니다. 누구에게든 담대히 설수 있습니다. 소위말하는 세상의 권력과 힘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바울은 갇힌자의 몸으로 바로 이러한 복음의 위대한 능력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의 눈앞에 있는 현실은 두려움과 아픔과 절망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복음과 복음의 삶은 이 모든 것을 완전히 바꾸어서, 자신을 해하려고 하는 이들에게까지 복음을 전하는 상황과 환경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이것이 성도가 가진 영적인 파워요,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특권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갈때, 바울의 이 외침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나는 불의하거나 죽을 일을 하지 않았다. 나는 예수님과 함께 당당하게 떳떳한 삶을 살았다. 이 삶의 모습이 우리와 함께 할때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의 뜻을 드러내는 온전한 제자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인생을 누릴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 영적인 복을 오늘 하루 마음껏 누림으로 복음의 사람으로 온전히 서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