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스가랴 6:1-15
찬송가 180장 하나님의 나팔소리
문학적 구성법에 ‘수미상관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머리와 꼬리가 서로 관련이 있다.’는 뜻입니다. 주로 시에서 많이 사용이 되는데 처음과 끝의 의미나 형태 등이 유사한 형태로 나열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스가랴의 여덟 번째 환상 역시 첫 번째 환상과 수미상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두 환상은 네 말 또는 네 말들이 끄는 네 병거가 등장을 합니다. 또한 이 두 환상은 산 혹은 산 골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두 환상 모두 평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덟 번째 환상이 첫 번째 환상이 다룬 주제를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죠.
오늘 본문에서 스가랴는 환상 가운데 네 병거가 두 산 사이에서 나오는 것을 봅니다. 그 산은 구리 산입니다. 구리 산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새벽 여명이 반사되어 산의 색깔이 구리 빛을 띤 것으로 해석을 하는 학자들도 있고, 천상으로 통하는 천상의 출입문을 상징하기 때문에 구리 산이라고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무튼 네 병거는 이 구리 산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병거로 번영된 히브리어 “메르카바”는 왕이나 고위 관료들의 운송기구였습니다. 그런데 성경 곳곳에서는 여호와 하나님의 힘과 능력을 나타내 주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시편 68편 17절에서는 이스라엘을 향해 전투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뜻하는 말로 사용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네 말과 병거를 본 스가랴는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내 주여 이것들이 무엇이니이까?” 그러자 천사가 뭐라고 합니까? “[슥6:5] …이는 하늘의 네 바람인데 온 세상의 주 앞에 서 있다가 나가는 것이라 하더라.”
“네 바람”이라고 합니다. 이 “바람”이라는 것은 히브리어 “루아흐”입니다. 숨결, 호흡 또는 영으로 해석이 되는데, 오늘 본문에서는 ‘영’을 뜻합니다. 하나님의 메신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서 그의 뜻을 이루기 위해 천상을 떠나 그들의 임무를 시작하려는 하늘 군대입니다.
따라서 본문은 우리에게 여호와 하나님께서 강림하셨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죠. 병거를 타고 열방을 심판하시는 하나님께서 임재를 하셔서 열방을 심판하심과 동시에 이스라엘의 회복을 예고하는 시대를 열어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대적을 심판하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찾아오셨다는 것이죠.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예수 그리스도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예수님을 사탄을 물리치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병거를 타고 오신 것은 아닙니다. 싸움을 위해 칼을 들고 오신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사탄을 물리치셨습니다.
그리고 부활 후 승천하신 예수님은 때가 되면 다시 오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구름을 타고 이 땅에 임재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면 그를 대적했던 모든 자들은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고 따르던 자들에게는 회복의 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치열한 삶을 살아갑니다. 악한 세력이 힘을 쓰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유혹과 도적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반드시 다시 오십니다. 오셔서 믿음을 지키며 신실하게 주를 따랐던 자들을 찾으십니다. 그 날을 위해 주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순종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을 위힘 힘차게 달려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어서 12절에서는 “보라 싹이라 이름하는 사람이 자기 곳에서 돋아나서 여호와의 전을 건축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싹”이라 이름하는 사람이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지는 애매합니다. 본문에 따르면 이 사람이 성전을 건축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성전 건축은 본래 스룹바벨의 임무입니다. 4장에서 이미 살펴 보았습니다. 따라서 싹이라는 사람은 여호수아가 아닌 스룹바벨입니다. 성전 건축을 위해 세워진 지도자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싹은 옆에 있는 제사장과 함께 평화의 의논을 한다는 것입니다. 혼자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세워간다는 것입니다. 좋은 공동체는 한 명의 리더십이 끌고 가는 공동체가 아니라 함께 세워가는 공동체입니다. 세워진 리더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대로 사역을 감당하는 공동체입니다. 타인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하고, 조언과 충고를 배제하지 않는 공동체. 그 공동체가 아름다운 리더십을 가진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속한 공동체는 어떻습니까? 주님은 혼자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세워 가는 공동체를 원하십니다. 공동체 구성원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십니다. 한 사람의 리더에게 일을 모두 맡기고 뒤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주의 뜻대로 결정하여, 함께 실천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혹 리더로 혼자 서 계십니까? 공동체를 함께 세워가기를 꿈꾸며 타인을 세우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제목
- 치열한 삶을 살아가지만 예수님이 반드시 다시 오셔서 믿음을 지키며 신실하게 주를 따랐던 자들을 찾으심을 믿습니다. 그 날을 위해 주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순종하며 살아가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 내가 속한 곳이 건강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공동체에 참여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