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사야 48:1-22
찬송가 505장 온 세상 위하여
인터넷 유행어 중에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누가 먼저 이 말을 사용했는지는 모르지만 뜻은 분명합니다. 갱생이 잘 되지 않는 범죄자. 또는 긍정적으로 변한 것 같아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었지만 자신의 잘못된 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 본문을 대하면,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이럴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은 죄악으로 인해서 하나님으로부터 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구원을 받을 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신앙 전통에 충실하다고 자랑합니다. 1절을 보면,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기념”하는 자들입니다. 바벨론의 우상 문화가 가득한 환경 속에서 살지만 그들은 스스로 여호와께 속해 있다고 맹세하고 하나님을 고백한다는 것입니다. 바벨론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신앙 전통을 떠나지 않고 하나님의 능력과 보호를 고백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러한 고백은 참된 맹세와 기념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의 삶 속에는 진실이 없고, 공의가 없었습니다. “진실”이 무엇입니까?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입니다. “공의”는 도덕적인 차원보다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기초로 한 믿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신앙을 고백하지만 하나님을 전혀 의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말로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맹세하고, 행동으로는 하나님을 기념하지만 그 속에는 진심이 없습니다. 정말 하나님을 믿지도, 신뢰하지도, 따르지도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스라엘 사람들의 현실입니다.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자들에게 옛적부터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알려 주셨습니다(3v). 하나님께서 하실 일들을 미리 알려주시고 이를 그대로 이뤄오셨습니다. 애굽에서 구출이 되고, 가나안 땅에 들어가고, 바벨론에 의해서 남 유다가 멸망하는 사건들을 미리 알려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예언자들을 통해서 알려주시고 그것을 그대로 실행해 오셨습니다.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완고했기 때문입니다. 4절입니다.
[사48:4] 내가 알거니와 너는 완고하며 네 목은 쇠의 힘줄이요 네 이마는 놋이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고집스럽고 뻔뻔한지 목과 이마가 쇳덩이 같다는 것이죠. 그렇다 보니까 이들의 완악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하나님께서는 어떤 것도 핑계할 수 없도록 그들에게 하나님의 역사를 미리 알려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향해 그들이 믿는 우상들이 했다고 말하지 못하도록 미리 알려 주셨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떻게 합니까?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거절합니다. 순종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도 않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믿고 따르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의 주인공이 바뀝니까? 내가 순종하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다른 우상이 한 것으로 됩니까? 아닙니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나님의 계획과 예언대로 역사를 써 내려 오셨습니다. 역사 전체를 연관된 흐름으로 선포하시며 이끌어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 이들에게 “새 일 곧 네가 알지 못하던 은비한 일을” 알려주십니다. “새 일”이 무엇입니까? 회복입니다. 바벨론의 멸망과 이스라엘의 회복이 담겨 있는 구원 역사입니다. 그런데 그 “새 일”은 곧 “은비한 일”입니다. 감추어진 일이라는 말씀이죠. 처음 들어본 일입니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일입니다. 이들일 알지 못하고, 상상도 못 해본 일입니다. 전혀 새로운 일입니다. 이스라엘의 회복과 구원에 대한 일이 앞으로 펼쳐질 것임을 하나님께서 알려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고쳐쓰기도 힘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왜 이런 감추어진 새 일을 알려주십니까? 11절입니다.
[사48:11] 나는 나를 위하며 나를 위하여 이를 이룰 것이라 어찌 내 이름을 욕되게 하리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주지 아니하리라
하나님을 위해서 이들에게 새 일을 알려 주시고, 그것을 실현시키신다는 것입니다. 완악하고 뻔뻔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핑계를 대지 못하도록 하나님의 일을 알려주시고, 그것을 행하시는데 그렇게 하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 하나님의 이름은 땅에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방 민족들 사이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멸망을 당한 것은 그들의 신인 하나님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였습니다. 이들에게 지금 하나님은 힘도 없고, 자신의 백성을 구원도 못하는 무능력하기 짝이 없는 신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스스로 하나님의 명예를 찾으시고자 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함으로 하나님의 이름이 다시 높아지게 만드시겠다는 것입니다.
그 일을 위해 하나님은 고레스를 택하시고, 그에게 승리를 허락하십니다. 14절에서 말하는 “여호와를 사랑하는 자”가 바로 고레스를 뜻합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예언과 그 약속을 이뤄가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해야 합니다. 처음과 마지막 되시는 하나님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6절 말씀처럼 그것을 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증인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새 일을 들어 알게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할 일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 아닙니까?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다.’ 쉽게 말하지만 가만 보면 나 자신만큼 완악하고 뻔뻔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지 않습니까? 종교적 열심과 행위는 차고 넘치지만 진실과 공의가 없는 신앙생활. 하나님의 역사 한 가운데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순종하지 못하는 완악한 인간이 우리 아닙니까?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이 땅에서 하나님의 이름과 명예가 완전히 땅에 떨어지게 된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주의 뜻을 알리십니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은 그대로 이루십니다. 비록 고쳐쓸 수도 없는 우리로 인해 하나님의 이름과 명예가 땅에 떨어진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하나님은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과 명예와 영광을 위해 그 속에서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를 통해 끊임없이 주의 일을 해 나가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도 주의 명예와 이름을 위해 일 하실 하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인공이심을 전하는 증인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를 통해, 내 삶을 통해 행하신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일을 알려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할 일입니다.
주를 신뢰하고, 믿고 순종하며 주의 역사를 선포하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제목]
- 목은 쇠의 힘줄같고, 이마는 놋과 같아 완악하고 뻔뻔한 우리를 용서 해 주시고, 다시 주를 신뢰하며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 하나님의 명예와 이름을 위해 우리를 구원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이 땅에서 주의 새 일을 선포하며 전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