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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근력 키워주는 새벽기도


 한국교회 성도들에겐 기도의 DNA가 흐르고 있다.


교회마다 ‘특새’로 불리는 특별새벽기도회를 앞다퉈 개최하고 성전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찬다. 교회에서 드리는 새벽기도뿐 아니라 골방에서 홀로 드리는 새벽기도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새벽기도는 영적인 젖줄이며 신앙의 모태이다. 왜 성도들은 새벽기도를 뜨겁게 소망하는 것일까.

 

새벽기도는 한 개인의 신앙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목회자들은 말한다.

 

하나님께 시간의 첫 열매인 새벽시간을 드리는 것은 의미가 깊고, 새벽은 다른 때보다 집중력이 높아 ‘영혼의 근력’을 키워주는 영적 훈련의 의미가 높다는 것이다.

또 새벽은 결단의 시간이기도 하다. 복음서는 예수님이 “새벽 오히려 미명에 일어나셔서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심으로 사역을 시작하셨다”(막 1:35)고 기록한다. 또 애굽의 군대가 홍해에 수장된 때(출 14:24),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은 때도 새벽이었다. 또 광야에 만나가 내린 시간도 새벽이며, 다니엘이 사자 굴에서 살아난 때도 새벽(단6:19)이었다.

오랫동안 새벽기도를 해온 성도들은 은혜를 체험하고 삶이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별을 쏘다’ 등을 제작한 이장수(로고스필름) 대표는 흥행의 성공공식은 성경 안에 있다는 것을 새벽기도를 통해 알게 됐다. 부인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그는 1994년 40일 새벽기도를 드리던 중 예수님을 영접했다. 시시각각 바뀌는 대중의 기호를 좇고 시청률에 가위눌리며 내적 고통이 심했던 그는 새벽기도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새벽기도는 생활방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새벽기도에서 복잡하게 얽힌 상황을 풀어가는 지혜를 얻고, 성경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맺는 것을 생활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과 얘기하기 전에 하나님과 먼저 얘기하고, 사람의 글을 보기 전에 하나님의 글을 먼저 보는 것을 생활의 원칙으로 삼게 됐습니다.”

또 새벽기도를 통해 사람들은 질병의 치유와 영적인 성장을 경험하기도 한다.

지난 35년 동안 새 날, 새 시간을 여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교회 새벽종을 쳐 온 강남례(강화도 강남교회) 권사는 새벽기도를 통해 심신의 건강을 회복했다. 강 권사는 오래 전 남편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낸 후 등산객들에게 산나물과 순무를 팔아 1남 4녀를 뒷바라지했다. 그 힘든 시간을 지켜준 것은 새벽기도로 다져진 신앙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1975년에 위장병을 심하게 앓았는데 그때 강남교회 부흥회에 참석해 치유를 경험했어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 그때부터 지금까지 교회 새벽종을 치고 있습니다.” 올해 75세인 강 권사는 지난 30여 년 동안 교회 종을 못 친 날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비신자 가족을 둔 성도들에게 새벽기도는 가족 구원을 위한 간곡한 시간이다.

19세에 그리스도를 영접한 후 30년 동안 새벽기도를 드리는 권옥규(경북 현흥교회) 사모는 새벽기도를 통해 가족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가족 구원을 위해 기도해 온 가족이 주님을 영접했는데 유독 아버지가 믿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한 달 전, 팔순이 넘은 아버지가 그리스도를 눈물로 영접하셨습니다. 그동안의 기도가 헛되지 않아 기쁩니다.” 또 심방과 전도를 하고 1년에 한 번씩 일본 단기선교여행을 떠나는 권 사모는 전도에 지치지 않는 것은 새벽기도의 영성 덕분이라고 말했다.

매일 새벽,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우리 생각의 틀이 바뀌고 생활습관도 바뀐다.

김신희(온누리교회) 집사는 매년 새해를 40일 새벽기도회로 시작한다. “새벽기도에서 묵상한 말씀을 매일 A4 용지에 적어 암송합니다. 암송한 성경구절은 생활 속에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사업상 용기와 결단을 해야 할 때 큰 힘이 되고 전도할 때도 효과적이지요. 전 삶의 지혜를 새벽기도를 통해 얻습니다.”

김 집사는 그간 암송한 말씀 중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란 말씀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기도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새벽기도의 영성을 지켜가는 이들도 있다.

 대의그룹 회장 채의숭(화양감리교회) 장로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기도회에 참석한 어머니를 기억했다. “어머니는 추운 겨울에도 얼음장 같이 차가운 물로 걸레를 빨아 교회 강대상을 닦고 또 닦았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주께 하듯 하라’는 정신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한 새벽예배에서 익혔습니다.” 그는 지금도 새벽 5시 일어나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한다.

또 김정주 대성닷컴 대표는 “어머니의 새벽기도는 제대로 된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었고, 어긋나가지 않게 마음을 지켜주는 근엄한 회초리였다”고 말했다.

새벽은 한 날을 살아가는 심호흡이자 버팀목이다.

존 웨슬리의 새벽기도가 타락한 영국 교회를 새롭게 했고,마르틴 루터의 새벽기도가 종교개혁을 일으켰듯이우리의 새벽기도가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국민일보,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 2010.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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