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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자 (사무엘상 17장)
찬송가 : 199장
 
본문에 하나님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늘 본문은 우리가 잘 아는 그 유명한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이다. 익숙하고 유명하여 잘 알려진 본문으로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구절이 너무 길어요. 그래서 본문을 읽는데에만 많은 시간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본문을 읽고 또 읽는데, 특이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말씀을 묵상할 때 항상 유념하여 보는 것이, 그 본문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이 누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는데, 그리고 하나님이 어떤 행동을 하시고, 어떤 일을 일으키시는지를 가장 먼저 줄을 그으면서 묵상을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본문 어디에도 하나님의 말씀이나 하나님이 어떤 행동을 하시거나 하나님이 어떤 일을 일으키신다는 내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전 장인 삼상16장에서는 사무엘이 이새의 집을 찾아가서 왕이 될 자에게 기름을 부을 때는 하나님이 직접 사무엘에게 말씀하시고, 그리고 다윗이 나타났을 때, “이가 그이니 기름을 부으라”라고 직접 지목하셨는데, 오늘 삼상17장에서는 그런 말씀이 없습니다.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전쟁상황을 설명하고, 기골이 장대한 골리앗을 묘사한 후에 이새의 심부름으로 전쟁터로 가는 다윗과 이후에 다윗과 골리앗이 대결하는 내용까지 그 어디에도 하나님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습니다.

<적용> 그런데 이 모습이 꼭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상황과 흡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대에도 더 이상 하나님은 누군가에게 나타나서 직접적으로 그의 귀에 대고 말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류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구속사역이 모두 기록된 ‘성경’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하나님이 직접 나타나서 말씀을 하시거나 어떤 행동을 하시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이 우리의 일에 무관심하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를 눈동자와 같이 살펴 보시고, 그리고 오늘 본문에 골리앗과 이스라엘이 대치하는 그 상황 가운데도 하나님은 침묵하고 계시지만, 위에서 그들의 상황을 그대로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심정이 어땠을까?
그렇게 위해서 내려다 보시는 하나님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가장 먼저 성경은 ‘하나님을 조롱하는 거인 골리앗’을 주목합니다. 하나님의 눈에도 가장 먼저 자신을 조롱하는 골리앗이 눈에 들어왔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눈에 골리앗이 얼마나 같잖게 보였을까요? 자기 딴에는 힘이 세다고 생각하면서 우쭐대고 있지만,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콧김만 불어도 흔적조차 없이 사라질 존재가 깝쭉대는 모습이 참 어이가 없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더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질 일이 있습니다. 바로 그 골리앗을 보고 두려워 떨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 입니다. 하나님이 그 이스라엘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정성을 쏟았습니까? 수많은 기적을 베풀어 가면서 하나님이 자신을 나타내 보이시고, 그들의 하나님이 되심을 증명하셨는데, 지금 그들이 그깟 골리앗 앞에서 두려워 떨고 있는 모습이 하나님의 눈에는 더 어처구니가 없고,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상황이였을 것입니다. 
게다가 백성들이 그렇게 요구해서 세워준 이스라엘의 왕 사울은 적어도 그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딱 버티고 있어야 할텐데… 이스라엘의 최고 리더 조차 그 상황에서 두려워 떨고 있는 모습이 하나님의 마음을 더 답답하게 하는 모습이였을 것입니다. 

다윗의 등장
자, 그런 상황 가운데 누가 등장하는가 하면은 바로 이새의 막내아들 다윗이죠. 다윗의 등장은 골리앗과 대조되어 참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새의 심부름으로 무거운 짐 한보따리 짊어지고 전쟁터로 가고 있는 다윗의 모습이죠. 그런데 그 다윗의 시선과 다윗의 입에서 나오는 고백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시선과 하나님이 하시는 말을 발견하게 됩니다. 26절에 다윗이 하나님을 조롱하는 골리앗을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 할례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 누구이기에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겠느냐!” 지금 이 말 속에 다윗의 의분이 담겨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이 골리앗을 보면서 드시는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다윗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본장에서 침묵하시고 아무 행동도 하시지 않지만, 다윗을 통하여 하나님이 드러나시고 계신 것입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상대로 이루어낸 승리는 다윗이 이룬 승리가 아니였죠. 그것은 하나님이 다윗을 통하여 하신 일이 였습니다. 
다윗이 그리스도를 예표 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다윗의 눈이 머무는 시선과 다윗의 입술이 하는 말들이 모두 하나님의 시선과 말씀과 동일 했기 때문이죠.

결단과 적용
말씀의 결론을 맺습니다. 다윗은 골리앗을 상대하기 위해서 뭐 특별한 무기를 가지고 간게 아닙니다. 사울이 주는 갑옷을 한번 입어보고는 자기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벗어 던집니다. 그리고는 자기에게 익숙한 막대기와 물맷돌5개를 집어 들고 나갑니다. 
이것은 무엇을 우리에게 말하는 것일까요?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서 이루시는 승리의 역사는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 우리가 이미 몸담고 있는 그곳,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어떤 것을 통해서 이루시는 것이지, 이제까지 한번도 안해본 일을 하게 하시고, 갑자기 나를 저기 아프리카 오지로 보내시고 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작은 일들 하나 하나 가운데,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그것들을 하나 하나 처리 해나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맡겨진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오늘 하루 우리의 삶이 골리앗을 넘어뜨리는 다윗과 같이 승리의 삶이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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