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예레미야 52:1-34
찬송가 264장 정결하게 하는 샘이
지난 몇 달간 살펴 본 예레미야서의 마지막 장입니다. 그런데 독특한 것은 오늘 본문이 예레미야 39장, 열왕기하 24장의 내용과 상당 부분 비슷하다는 점이죠. 뿐만 아니라 바로 앞 장인 51장은 “예레미야의 말이 이에 끝나니라.”라는 것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그렇다 보니까 오늘 본문은 예레미야 전체의 구조를 정리 해 주는 느낌입니다. 부록과 같은 것이죠.
오늘 본문은 “시드기야가 왕위에 오를 때에…”로 시작합니다. 느부갓네살은 여호야긴을 대신해서 그의 삼촌 시드기야를 왕 위에 앉혔습니다. 그러나 예루살렘 왕궁은 당파적 분열에 빠져들고 맙니다. 그 사이에서 왕은 친바벨론파와 친애굽파의 대립을 잘 조절했어야 하지만 무기력한 모습만 보입니다. 혼란을 방치한 것이죠. 그러다 결국 친애굽파가 승리를 하게 되고, 시드기야는 통치 9년에 바벨론에 반기를 듭니다. 물론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죠. 온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쳐 들어왔습니다. 예루살렘을 에워싸고 성을 공격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시드기야 11년에 예루살렘의 성벽이 뚫리게 됩니다.
시드기야는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성공을 거두지 못합니다. 뒤 쫓아온 바베론 군대에 붙잡혀 눈이 뽑히고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2절입니다.
[렘52:2] 그가 여호야김의 모든 행위를 본받아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한지라
오늘 성경은 시드기야를 소개하는 부분에서 그가 여호야김의 모든 행위를 본받아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가 저지른 악이 무엇입니까? 역대하 36:11-21에 잘 기록하고 있죠. 예레미야가 여호와의 말씀을 전했지만 그 앞에서 겸손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를 않은 것입니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권고를 받고 이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악행을 끊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었지만 그것을 포기했습니다. 오히려 멸망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잘못된 행위와 관습이 그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보다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용하는 노트북의 업데이트를 잘 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히 업데이트 후의 변화가 부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부자연스럽다기 보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죠. 조금만 적응하면 될 문제인데, 그것이 싫어서 업데이트의 시기를 놓쳐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어떤 일이 발생합니까? 하루 아침에 작동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 생깁니다.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가 있었던 것을 바로 잡아주지 않다보니까 결국에 사용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이 생기더라는 것입니다.
변화는 부자연스러움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고, 그리스도인이 되면 부자연스러운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완전한 변화. 마음과 자세 뿐만이 아니라 삶의 상당부분에서 변화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부자연스럽습니다. 어색합니다. 그러나 그런 부자연스러움이 싫어서 그리스도인 되기를 포기한다면 영혼의 구원은 없는 것이죠.
우리의 삶 속에서 아무리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악행이라면 우리는 과감히 끊어내야 합니다. 아무리 부자연스러운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우리는 돌아서서 그 말씀을 따라야 합니다.
저는 오늘 우리가 행하는 이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일이 하나님의 말씀과 얼마나 관계가 있는 일인지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가운데 아무리 자연스럽고 익숙한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과 상관없거나 성경을 훼손하는 일이라면 과감히 끊어버리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가 하면, 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31-34절입니다.
무슨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까? 주전 560년 경에 포로가 된 유다 왕 여호야긴이 감옥에서 풀려난 사실을 기록한 것이죠. 여호야긴을 풀어주어 친절하게 대할 뿐만이 아니라 바벨론에 있는 왕들의 자리보다 높이고, 평생 동안 항상 왕의 앞에서 먹게 해 주었다는 말씀입니다. 사실 이 본문은 열왕기하 25:27-30을 그대로 반복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레미야서를 마무리 하면서 왜 이미 포로가 된 왕.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는 여호야긴에 대한 말씀을 기록해 놓았습니까?
캐롤(Carroll)이라는 학자는 이 본문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예레미야서 마지막 장의 시드기야와 여호야긴에 대한 언급 사이에 있는 대칭을 상기시킨다. 바벨론 사람들로부터 시드기야와 그 아들들이 당한 것보다 더 혹독한 취급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 반대로 여호야긴은 자기 아들들과 함께 잘 대우를 받은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 결과는 어느 정도 무언이기는 하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의 말씀이다.”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심판이 실제로 이뤄진 것처럼 회복의 말씀도 반드시 성취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샌드위치와 같이 시드기야와 여호야긴의 스토리를 52장 가장 앞과 가장 뒤에 배치한 것은 하나님께서 선포하신 심판과 회복의 말씀이 반드시 성취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심판하고 끝내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완전한 파멸이 아니라 반드시 회복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과 내 삶의 회복의 과정이 막연하고 희미해 보인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계획과 약속의 말씀을 살펴 볼 때에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이 땅과 우리는 반드시 회복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회복을 소망하며, 우리 자신을 정결케 유지하는 것입니다. 악한 길에서 떠나 주의 말씀을 붙잡고 서 있는 것입니다. 회복을 기대하십시오. 회복을 꿈꾸십시오. 주께서는 반드시 이 땅과 우리를 회복시켜 주실 것입니다.
기도제목
- 내 삶 속에서 아무리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악행이라면 과감히 끊어내게 하소서. 아무리 부자연스러운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돌아서서 그 말씀을 따르는 자가 되게 하소서.
- 하나님께서 이 땅과 우리를 회복시켜 주실 것은 기대하며 정결함을 유지하는 오늘이 되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