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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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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영역을 확장시키다
(시편 109편)

아주 오래전 중고등부 시절에 토요일 저녁에 기도모임이 있었습니다. 교회 건물 가장 꼭대기에 자모실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대여섯명정도 모여서 새벽늦게까지 소리 높여 기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주로 기도모임을 인도했던 형이 있었는데, 그 형의 기도는 항상 하나님 앞에 절규하는 기도를 드렸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렇게 기도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기도의 내용이 솔직하고 거침없었습니다. 
오늘 시편 109편의 저자는 다윗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다윗이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도 그렇습니다. 과연 이렇게 기도해도 될까 할 정도로 그 기도의 내용에는 자신을 괴롭히는 적들에 대해서 저주를 마구 퍼붓는 그런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저의 개인적인 견해는 그렇게 기도해도 된다는 입장입니다. 오늘 시편 109편의 시인의 고백처럼, 정말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다 털어서 솔직하게 기도하는 것, 어쩌면 그런 기도야 말로 하나님이 듣기 원하시는 기도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도하는 가운데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기도의 대상’입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나의 상황과 나의 마음, 나의 생각, 나의 솔직한 심정을 하나님 앞에 토해 내는 것은 어떻게 보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께 있는 모습 그대로 나아가, 자신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끄집어 내어 기도로 쏟아 놓을 때, 성령님께서는 우리의 마음을 정화시켜 주시고, 우리에게 정한 마음을 창조해 내어 새롭게 해주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시편109편의 시인의 마음처럼, 오늘 하나님 앞에 나아가 모든 짐과 가면과 옷을 벗어던지고, 창조주 되신 하나님 앞에 선 나약한 한 피조물로 서서 우리의 솔직한 마음을 고백하며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런데 시편109편은 분명 다윗이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기도문이 맞을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의 제목을 이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 그러니깐, 이 시의 저자는 ‘다윗’ 개인이지만, 이 시는 공동체 전체가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공동체적인 간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본문에서 시인이 저주하는 원수는 단순히 어떤 한 개인의 원수의 의미를 넘어서, 하나님 나라 공동체의 원수, 즉,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하여 저주하는 기도로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이 고린도서에서 부활에 대해 말씀하면서 ‘사망’ ‘죽음’을 조롱하며 말씀을 기록하잖아요.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있느냐!’ 오늘 시인의 고백과 하나님 나라 공동체의 고백은 바로 이와같은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향한 도전의 선포 기도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좀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 시는 한 개인의 처절한 힘든 상황 속에서 최초로 지어 불려 졌을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개인의 원수를 저주하는 기도를 하나님께서는 그 뒤에서 역사하는 사탄 마귀의 세력을 향하게 하시고, 그들을 저주하는 말씀과 기도로 사용하신 것입니다. 
8절 하반절을 보세요. “그의 직분을 타인이 빼앗게 하시며” 이 구절을 베드로가 사도행전에서 인용하잖아요. 가룟유다가 자살하고 그를 대신하여 ‘맛디아’를 제비뽑아 사도로 세울 때… 베드로는 이 구절을 인용합니다. 다윗은 자신의 개인적인 원수를 향한 저주로 한 기도일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그의 그런 기도를 사용하셔서, 초대교회의 역사의 한토막을 성취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어서 유대인에게 주어진 사명, 예루살렘에게 맡겨졌던 촛대의 사명이 이제 이방인으로.. 안디옥교회로 옮겨지고 있는 것도, 이 구절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요? 
때로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우리의 개인적인 상황 속에서, ‘나 자신을 위한 기도’를 드림으로 기도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기도하는 나 자신의 기도를 바꾸셔서, 기도의 영역을 확장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대적기도를 하게 하실 때도 있고, 또 중보기도를 하게 하실 때도 있고, 또 예언적 기도를 하게 하실 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의 대상’을 놓치지 않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시편 109편의 시작과 끝을 보세요. 1절에서 “내가 찬양하는 하나님이여” 그리고 30절 “내가 입으로 여호와께 크게 감사하며”.. 시인은 기도의 시작과 끝에 ‘하나님을 부름’으로 기도의 대상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향하여 드리는 기도로 나아갈 때,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께 상달되고, 그리고 또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문을 활짝 여셔서, 내가 생각지 못한 기도를 드리도록 안내하실 것입니다. 
오늘 그와 같은 성령님께서 우리를 견이하셔서.. 새로운 기도의 지경으로 넓혀 가시는 귀한 은혜의 경험을 하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제목 
  1. 아버지되신 하나님 앞에 아무것도 숨김없이 벌거벗은 마음으로 솔직한 기도를 드리며 나아가게 하소서. 
  2. 우리의 기도의 영역을 넓혀주셔서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 감당하는 중보기도자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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