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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 뜰에 선 피고소인의 기도
(시편 5편)

스위스의 개혁주의 신학자인 슈미트는 시편 5편을 ‘성전 뜰에서 드리는 피고소인의 기도’라고 했습니다. 시인이 피고소인이라고 한다면 고소인은 누구일까요? 5절에 시인을 고소한 고소인의 명단이 있습니다. “오만한 자들, 행악자들, 거짓말하는 자들, 피흘리기를 좋아하는 자, 속이는 자”입니다. 
4절에 보시면 ‘악이 주와 함께 머물지 못하며, 주의 목전에 서지 못하리이다’라고 시인이 말하는데, 악이 주와 함께 머물려고 하고 있고, 죄가 주의 목전에 서려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법정에서 판사가 판결을 하려면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함께 출두해야 하듯이, 지금 피고소인인 시인과 함께 고소인이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곳은 ‘법정’이 아닌 하나님께 제사드리는 ‘성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실 ‘성전’과 ‘법정’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종교적인 의식이 거행되는 성전의 모습이 세상의 기관 중에 가장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법정’입니다. 실제로 ‘성전’에서 일어나는 일과 ‘법정’에서 일어나는 일이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오늘 시인이 이 시편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는 장소는 ‘법정’이 아닌 ‘성전’이 맞습니다. 3절 하반부에 보시면, ‘아침에 내가 주께 기도하고 바라리이다’라고 말씀하는데, 여기서 ‘기도하다’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 ‘아그라크’는 그 의미가 ‘제단을 쌓다, 제물을 드리다’라는 의미가 있고, 또 다른 의미로는 ‘배열하다’ ‘말을 늘어 놓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욥기에서 욥과 친구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 이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깐 시편 5편을 우리 말로 번역한 사람은 이 두번째 의미를 가지고 와서 ‘주께서 말을 늘어 놓았다’라는 것을 ‘주께 기도하다’라는 말로 해석한 것이지만, 사실 이 단어가 ‘기도하다’로 번역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깐 첫번째 의미로 본다면 시인은 지금 성전 뜰에 서서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러 나아가는 것이고, 두번째 의미로 해석한다면 시인은 법정에 서서 피고소인의 신분으로 재판장 되신 하나님께 자신의 말들을 늘어 놓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시인은 아침 제사를 주님께 드리러 나아가는 것이 맞고, 그 행위가 법정에서 재판장되신 하나님 앞에 서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에 제사를 드릴 때에는 먼저 번제단에서 소나 양이나 염소를 잡아 태워 드립니다. 그리고 흘린 동물의 피를 속죄소라 불리는 지성소 안의 언약궤의 덮개 위에 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듯이 그 언약궤가 모셔져 있는 지성소는 죄인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사장은 성소로 들어가기 전에 물두멍에서 자신의 손과 발을 씻는 정결의식을 행해야 했습니다. 
물두멍에서 손과 발을 씻는 행위는 ‘회개’ ‘죄를 자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시인을 고소한 고소인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죄’입니다. 
죄가 바로 시인을 성소라는 법정으로 인도한 고소인입니다. 우리가 죄를 지을 때는 죄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합니다. 죄가 이끄는 순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죄가 주는 영향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방향을 턴하여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그 때 부터 죄의 거센 저항을 느끼게 됩니다. 죄의 고발, 고소, 정죄, 참소가 이어지면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나아가 죄 용서 받지 못하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번제단에서 나를 대신하여 피흘려 죽은 소나 양이나 염소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를 상징합니다. 주의 보혈로 우리는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7절 말씀입니다. 
[시5:7] 오직 나는 주의 풍성한 사랑을 힘입어 주의 집에 들어가 주를 경외함으로 성전을 향하여 예배하리이다
유월절 어린양의 피로 말미암아 우리의 죄가 사함을 받았고, 우리는 그 은혜로 말미암아 지성소 안까지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는 특권을 얻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때에 성소의 휘장이 찢어진 것으로 그것을 증명해 보이셨습니다. 
우리는 그 보혈의 능력으로 우리의 죄가 정결케 되었기 때문에, 죄의 고발, 고소, 정죄와 참소에도 흔들려 넘어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은혜와 사랑을 날마다 확인하고, 그로 부터 나오는 능력을 덧입기 위하여, 시인이 그러했던 것 처럼, 매일 이른 아침에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김남준 목사님이 쓴 <게으름>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을 단장하는데 시간을 씁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아침에 씻고 옷을 갈아 입고, 화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여성도 이것을 과도한 노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루를 살기 위해, 그 하루 동안 만날 사람들에게 단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기를 단장하는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서 모두가 당연한 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 하나님 앞에서 하루를 맞이하고, 하루를 승리하며 살기 위해서 자신의 영혼을 단장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개인 경건의 시간을 가짐으로, 나의 죄를 회개하여, 대속의 은혜를 누리고, 그와 함께 성령께서 공급해주시는 능력을 힘입어, 우리의 지성소, 세상 속에서 주님께서 부르신 그곳, 삶의 현장에서.. 주님과 함께 승리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든 나눔과섬김의교회 성도님들, 코로나라는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이 가운데서 우리가 지치지 않고 영적 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날마다 주님 앞에 나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제목 
  1. 죄의 고발 고소 정죄 참소에도 유월절 어린양의 피로 말미암아 넘어지지 않고 도리어 원수 사단 마귀를 향해 예수의 이름으로 저주를 선포할 수 있는 담대함이 내게 있게 하소서. 
  2. 매일 아침 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개인 경건의 시간을 가지게 하시고, 하루를 살아내는데 필요한 힘을 공급받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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