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청년 목사와 천방지축 사모 지망생
13명의 목회자 집안에서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지켜온 엄친아 아들, 지극히 평범한 평신도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어려움 없이 자란 철부지 막내딸의 만남. 안녕하세요. 싱가폴 라이프 1년차 임상규 목사와 서로 연합하며 살아가고 있는 박새봄입니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2017년 12월 16일 결혼, 12월 27일 싱가폴 삶의 시작. 정신없이 분주했던 시간을 지나 저는 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많고 많은 나라 중에 왜 하필 싱가폴이란 나라일까’에 대한 무한한 물음표가 있었지만, 저보다는 남편을 향한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심을 생각했습니다.
2018년 5월, 결혼 후 처음 맞는 어버이날, 시어머님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날로 즉시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가족의 빠른 대처와 성공적인 수술로 위험한 고비는 무사히 넘길 수 있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정 엄마의 손목에 난 주먹만 한 혹을 제거해야 하는 수술을 앞두고 이래저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2세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산전검사를 받던 중, 자궁에 이상증후를 발견하고 빠른 시일 내에 대학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 보라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남들에겐 평생 한 번 있을까 할 법한 일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쳐 오는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이 모든 상황이 절망스러웠습니다. 그런 제 마음에 하나님은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하나님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몇날 며칠 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마치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을 코앞에 앞둔 사람처럼 방황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는 벼랑 끝에 내몰려 믿음의 결단이 요구되는 절박한 순간에 저를 찾아 오셔서 저의 마음을 만져 주시며 이렇게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1:21)”
주님은 저의 자랑과 혈기가 아닌 오직 주님 앞에 가장 작은 모습으로 저를 내려놓게 하셨습니다. 최후의 상황인 ‘죽음’까지 염두하고 있을 때에 ‘죽음’마저 자유하게 하시고 제 입술을 통해 감사 기도와 찬양을 올려드리게 하였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 죽어가는 영혼들을 돌아보며 그들의 아픔을 위해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믿음의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약속의 자녀
“아브라함, 이삭, 야곱과 같은 아들을 줄거야. 근데 기도하지 않으면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을 거야.” 2018년 8월 17일 금요일 새벽, 2번의 꿈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자마자 가장 먼저 남편에게 지난 밤 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 아내 꿈꾸는 요셉이네?^^ 이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나님께 진지하게 여쭤봐.” 남편의 대답이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저희 부부는 임신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아들임을 확신하였습니다. 그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그간 태의 문이 열리기를 함께 기도하던 자매님들로부터 하나 둘 임신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문득, 몇 달 전 꾸었던 꿈이 생각났습니다. ‘아, 하나님께서는 내게 단순히 아들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약속의 자녀를 통해 바라고 소원하는 어미들의 태를 함께 열어 주시고,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시려는구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난 한 해, 하나님께서는 단기간 저를 혹독하게 훈련하셨고, 단련시키셨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남편과 동행하는 ‘사역자로서의 삶’에 대한 더 많은 질문들이 생겼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시선을 따라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순종하며 차근히 그 질문에 대한 답들을 찾아가려 합니다.
어느 찬양의 가사처럼 하나님의 꿈이 나의 비전이 되고, 예수님의 성품이 나의 인격이 되고, 성령님의 권능이 나의 능력이 되길 진심으로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