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선교회]삶의 나눔 - 김은하 집사님

by Hannah8501 posted Aug 21,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싱가폴에서 살았던 시간이 꿈같았는데요, 여선교회 글을 준비하며 그 시절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갖게되었어요.


싱가폴 갔을 때 바로 세탁기 고장나서 2주 동안 빨래 들고 세탁하러 다니고, 인터넷 연결이 한달도 더 걸렸고, 

핸드폰은 프리페이드 유심을 사용해서 인터넷도 못하고 고립된 생활을 했던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구요. 

요즘도 가전제품 배송과 인터넷 연결이 오래 걸리는지 궁금해지네요. 


아는 사람도 없고 고립된 생활 중에 회사 분의 인도로 여선교회 모임을 나갔는데 그날이 상반기 종강이었어요. 

새신자반을 수료했더니 가정교회는 방학이었구요. 살면서 가장 우울하고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싱가폴 생활을 마무리할 때쯤에는 생활의 편의에 문제를 느낄 게 별로 없게 되었구요 가정교회와 제자반 지체들, 싱가폴에서 사귀게 된 사람들과의 풍성한 교제로 매우 바쁘게 지내게 되었어요. 


 소극적인 외아들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싱가폴 살면서 계속 심해지는 틱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었는데 아들은 싱가폴을 늘 그리워할 정도로 싱가폴에 대해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고 지금은 틱도 거의 없게 되었어요. 

싱가폴 생활을 하고나서 느꼈던 것은 제가 참 믿음이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시고 채워주실 것 같지가 안았던 것 같아요. 얼마나 속을 끓이고 아등바등했는지 모르겠어요. 이 모든 일들이 나눔의 소재로 생각이 되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며 대부분 감사로 채워졌고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 같구요.

 가장 아쉬운 것이 있다면 사람을 진실되게 사랑하는 부분이에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면요, 저는 지금 한국에서 임종을 기다리는 지체를 많이 묵상하며 지내고 있어요. 

현재 다니고 있는 교회의 한 살 위 언니에요. 5년 간의 암 투병 중 싱에서 돌아온 후 2년을 함께 했는데요. 

가까운 지인의 임종이 처음이기도 하고 너무 사랑하는 언니라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때 누구나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이 아쉽겠죠. 저도 그러네요. 낫기를 위해서 더 믿음으로 기도하지 못한 것, 고통이 커져갈때 더 많이 고통을 위해 기도하지 못한 것,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것... 

그런데 더 마음이 아픈 것은 다음에도 저는 충분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린도전서 13장의 사랑을 보며 사랑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좌절하는데요... 싱가폴에서도 그렇게 사랑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지금 사랑하는 언니를 이렇게 보내야하는 것도 속상하고, 바뀔 것 같지 않은 제 모습도 안타깝고 그래요.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위로를 주시는 것은 찬송가 493장에 '나는 부족하여도 영접하실 터이니' 찬양과 에베소서 2장 4-8절의 말씀처럼 구원이 선물이라는 말씀이 정말 힘이 됩니다. 곧 예수님 품에 안길 언니를 생각할 때도 위로가 되고, 사랑이 부족한 저를 생각할 때도 위로가 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은 무엇보다도 부족한 나를 영접해주신다는 사실인거 같아서 슬픔 중에도 감사하게 됩니다. 


무엇을 나누어야할지 고민이 깊어 두서없이 많은 이야기를 하며 요즘 저의 근황을 나누었네요. 저희 천국에서 만나 함께할 그날을 기대하며, 어디에서든 하나님의 선하심이 삶의 소망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