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 지금까지 지내온 것 (301장)
시편 77편 환난 날의 묵상
시편 77편은 매우 극심한 환난의 날에 하나님을 애타게 찾고 부르짖는 시입니다. 하지만 부르짖음과 탄식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과거의 출애굽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을 묵상하며 위로를 받습니다. 오늘 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1-9절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탄식하는 부분이고 10-20절은 과거에 있었던 출애굽 사건을 회상하는 부분입니다.
1-2절은 견디기 힘든 고난으로 인해서 하나님을 찾았지만 하나님이 응답해 주시지 않는 상황을 말합니다. 2절을 보면 ‘환난 날’과 ‘밤’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시인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상황에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어입니다. 물론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2절에서 시인은 ‘밤에는 내 손을 들고 거두지 아니하였나니’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쉬지 않고 간절히 기도했다는 말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어떤 위로도 해주지 않으셨습니다. 분명 지금까지 자신을 인도하시고 도우셨던 하나님인데, 이러한 상황이 매우 당혹스럽고 힘들었을 겁니다. 과거에 하나님이 베푸셨던 자비를 회상하면 할수록 이러한 당혹스러움은 더해만 갑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으로 인해 시인은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하겠다고 4절에서 고백합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침묵은 과거의 자비로운 모습과 너무나 상반됩니다. 예전에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때는 기뻐하며 감사의 찬양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억과 묵상은 오히려 현재 침묵하시는 하나님 앞에 절망하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고난에 대한 하나님의 침묵은 마치 하나님께서 시인을 영원히 버리신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급기야 시인은 마치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은 아닌가하며 괴로움을 토로합니다. 7-9절에서 고백합니다.
“주께서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7절)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8절)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9절)” 하나님의 침묵 앞에 시인은 너무나도 괴로워합니다.
전반부의 어두운 분위기는 10절에서 결정적인 반전을 맞이합니다. 시인은 괴로운 현재의 고난을 넘어서서 과거 하나님의 구원 사건을 회상함으로써 소망을 갖기로 결심합니다. 바로 출애굽 사건입니다. 후반부는 출애굽에 나타난 구원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회상하는 내용입니다. 13-15절은 출애굽 사건 속에서 크신 능력으로 이스라엘 자손들을 구원하신고, 광야 가운데서 친히 인도하셨던 하나님의 기적적인 행동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16-19절은 홍해 사건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합니다. 16절을 보면 물들이 주를 보고 두려워했다고 고백합니다. 고대인들에게 있어서 바다는 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바다조차도 창조주 하나님을 두려워한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홍해는 하나님께 순종하여 바다에 길을 만들었다고 19절에서는 고백합니다. 마지막 20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을 양같이 모세와 아론을 통해서 시내 광야에서 인도하셨다고 말합니다.
시편 77편은 이 땅에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믿음의 시험을 보여줍니다. 특별히 죄를 지은 적도 없고 하나님을 위해서 의롭고 성실하게 살려고 애를 쓰는데 고난이 닥칠 수 있습니다. 그 고난은 심각한 질병이나 핍박이나 경제적 어려움이나 관계의 어려움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도를 해도 하나님께서 들으시지 않는 것 같고 전혀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서 마치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것 같은 상황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과거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마저 의심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심각한 믿음의 시련이 닥쳤을 때 성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1-9절은 시인의 내면에서 일어난 생각과 회의와 절망이지만, 그러한 내면의 고통들이 하나님 앞과 성도들 앞에 공개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의 내면의 탄식과 회의마저도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드려져야 합니다.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종말을 살아야 하는 그리스도인이 고난을 당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고난 가운데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바라고 현재의 고난을 하나님께 아뢰며 인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내면과 시험과 탄식까지도 다 보시고 들으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눈은 현재의 고난, 내 마음의 생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시인이 10-20절에서 하는 것처럼 과거에 하나님이 행하셨던 변하지 않는 구원으로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신약의 출애굽 사건인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다시 기억하고 묵상해야 합니다. 십자기를 지신 주님의 놀라운 사랑과 부활 가운데 강력하게 드러났던 하나님의 능력을 묵상해야 합니다. 죽음의 권세와 환난을 이기신 부활 사건이 다시 내 마음에서 현재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활의 권능에 붙들려 믿음으로 현재의 고난을 견딜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나의 믿음에 응답하실 것이고, 하나님의 때에 구원의 능력을 나타내실 것입니다.
어린양 되신 예수님의 구원과 심판을 믿고 끝까지 견디는 자가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로마서 5장 3-4절에서 바울은 이렇게 고백하지요.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나의 현재의 인내로 인하여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이 새롭게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의 위해 주님께서 이루신 구원의 놀라운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원합니다. 또한 설령 오늘 당장 주님의 인도하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할지라도 신실하신 주님을 믿고 신뢰하고 인내하기 원합니다. 그래서 장차 우리를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계획을 기대하며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도제목
1. 치료와 회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환우들이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잘 인내하고 소망을 꿈꾸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하도록 기도하기 원합니다.
2. 피택된 안수집사, 권사들이 충성된 일꾼으로 하나님께 헌신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나타내고 성령충만하도록 기도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