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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구주 예수 의지함이 (542장)

"있는 모습 그대로" (시편 13편)


시편은 그 시의 성격으로 구분되는데, 시편 13편은 '애가'로 보기도 하고, '신뢰의 노래'로 보기도 합니다. 개인의 애가로 시작해서 신뢰의 노래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애가는 보통 슬픔을 담은 노래로, 현실에 경험하고 있는 고통으로 인한 탄식과 아픔이 묻어 있습니다. 그 아픔 속에서 시인은 하나님을 바라고 구하게 되고, 그 하나님을 바라는 모습은 믿음으로 하나님의 역사를 현재적으로 경험하는 자리로 이끄는 것이 애가의 형식입니다. 


오늘 시인의 형편은 잘 알 수 없지만, 그의 탄식을 보면 욥기에 등장하는 욥의 심정과 유사함을 봅니다. 1-2절에서 "어느 때까지입니까?"라는 탄식을 네 번이나 반복하며 고통을 토해 내고 있습니다. 

어느 때까지 이 순간들이 지속될지...

어느 때까지 하나님의 침묵이 이어질지...

어느 때까지 종일토록 번민하고 근심해야 할지...

어느 때까지 원수의 조롱과 자랑 앞에 고통받아야 할지...


고난의 때에 겪게 되는 실제적인 어려움보다 "어느 때까지" 그것이 진행될 지 그 끝을 알 수 없음이 우리를 더 절망하게 합니다. 그 끝을 알 수 있다면 참고 견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섭리임을 고백할 때에도 '어느 때까지인지' 알지 못할 때 낙심이 찾아오게 됩니다. 

오늘 시인은 자신의 그 답답한 심정을 그대로 하나님 앞에 토해 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시편이 우리에게 교훈하는 바입니다. 

하나님은 시편을 구약에 포함시키셔서 연약한 우리들이 하나님앞에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 보여주셨습니다. 아파하는 모습, 고통속에 탄식하는 모습, 원수로 인하여 분노에 찬 모습,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을 시와 노래, 기도에 담아서 "있는 모습 그대로" 나아와 하나님을 만나라고 초청하십니다. 


하나님은 죄 지은 모습 그대로 나아오라 말씀하십니다. 삶의 지친 모습 그대로 나아오라 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 11:28)

우리의 힘겨움, 아픔, 고뇌, 어려움들.. 그것을 안고 있는 모습 그대로 주님께 나아가 모든 것을 맡겨드리길 원하십니다. 


그 모습을 주님 안에서 보듬어 주시고, 치유하시고, 힘 주시고, 회복케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오늘 우리가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우리 자신을, 우리 마음 있는 그대로를 내어 드리길 원합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주님을 만나고, 우리를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따사로운 품을 경험하기를 원합니다. 



시인은 '탄식'에만 머물지 않고 하나님만이 그의 도우심임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간구함으로 나아갑니다.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나를 생각해 주십시오.. 내게 응답해 주십시오.. 나의 눈을 밝혀 주십시오..(3절)

그는 철저히 이 모든 것들이 오직 하나님에 의해서 이뤄짐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탄식이 쏟아지는 절망의 순간에 '하나님만이 우리의 소망'이심이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참으로 우리의 도움이 되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심을 알게 되고, 그 분을 의뢰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시편 46:1)


벼랑끝에 선 순간은, 끝이 아니라 소망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입니다. 그 벼랑이 아니고는 여전히 우리는 우리 자신이 인생의 설계자로, 우리의 지혜와 경험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려고, 책임지려고 애쓸 것입니다. 그 벼랑끝에서 하나님은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으로" 경험하게 하실 것입니다. 



시인은 탄식과 간구 밖에 드릴 수 없는 그 벼랑 끝 순간에 '하나님만이 소망이시며 큰 도움이심'을 확신하고 믿음으로 찬양하며 시를 마칩니다. 

“[5] 나는 오직 주의 사랑을 의지하였사오니 나의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리이다 [6]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이는 주께서 내게 은덕을 베푸심이로다” (시 13:5-6)


'언제까지 입니까?'를 반복하며 절규하던 그가,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바라던 그가, 지금 현실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주님의 인자하심 때문에 희망이 있음을 확신하며 주님의 은혜를 찬양하며 미리 바라보는 즐거움과 기쁨을 누림을 바라봅니다. 


하나님을 바랄 때, 그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역사를 확신하며 그 안에서 하나님을 기대하고, 찬양하게 합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히 11:1)

믿음은 우리가 하나님을 붙잡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를 굳게 붙잡아 주시고 견디게 하시는 은혜입니다. 

그 은혜를 누리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원합니다. 



- 기도제목 - 

1.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아가 우리의 모든 것을 맡겨드리게 하여 주십시오. 

2. 삶의 설계자, 주관자, 책임자에서 내려와 겸손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주님 뜻대로 살기를 구합니다.

3. 보여지는 상황만을 바라보지 않고 그 위에서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믿음으로 바라보게 하여 주십시오. 

4. 오늘부터 주일까지 있는(12월 4-6일) 바탐으로 떠나는 초등부 단기선교팀을 붙잡아 주시고, 복음과 사랑을 잘 나누고 안전히 돌아오게 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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