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섬김의교회

게시판
조회 수 39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버지는 잊어버린다.

W. 리빙스턴 라니드

아들아, 내 말을 듣거라.
나는 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이야기하고 있단다.
네 조그만 손은 뺨 밑에 끼어 있고, 금발의 곱슬머리는 촉촉하게 젖어 있는 이마에 붙어있구나.
나는 네 방에 혼자 몰래 들어 왔단다.
몇 분 전에 서재에서 서류를 읽고 있을 때, 후회의 거센 물결이 나를 덮쳐 왔다.
나는 죄책감을 느끼며 네 잠자리를 찾아 왔단다.
내가 생각해 오던 몇 가지 일이 있다.
아들아, 나는 너한테 너무 까다롭게 대해 왔다.
네가 아침에 일어나 얼굴에 물만 찍어 바른다고 해서 학교에 가려고 옷을 입고 있는 너를 꾸짖곤 했지.
신발을 깨끗이 닦지 않는다고 너를 비난했고, 물건을 함부로 마룻바닥에 던져 놓는다고 화를 내기도 했었지.
아침식사 때도 나는 또 네 결점을 들춰냈다.
음식을 흘린다거나 잘 씹지도 않고 그냥 삼켜버린다거나, 또 식탁에 팔꿈치를 올리고 버터를 빵에 많이 바른다는 둥.... 
그러나, 너는 학교에 들어갈 때 출근하는 나를 뒤돌아보며 손을 흔들며 말했지.
“잘 다녀오세요. 아빠!”
그때도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지,
“어깨를 펴고 걸어라!”
얘야, 기억하고 있니?
나중에 내가 서재에서 서류를 보고 있을 때 너는 경계의 빛을 띠고 겁먹은 얼굴로 들어왔었잖니? 일을 방해당한 것에 짜증을 내면서 서류에서 눈을 뗀 나는 문 옆에서 망설이고 서 있는 너를 바라보며 “무슨 일이냐?”하고 퉁명스럽게 말했지.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갑작스레 나에게로 달려와 두 팔로 내 목을 안고 키스를 했지.
너의 조그만 팔은 하나님이 네 마음속에 꽃 피운 애정을 담아 나를 꼭 껴안았다. 
그것은 어떤 냉담함에도 시들 수 없는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서 너는 문 밖으로 나가 계단을 쿵쾅거리며 네 방으로 뛰어올라갔다.

내 손에서 서류가 마룻바닥에 떨어지고 말할 수 없는 공포가 나를 사로잡는 것은 바로 그 직후의 일이었다.
내가 왜 이런 나쁜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잘못만을 찾아내 꾸짖는 버릇을.
그것은 너를 착한 아이로 만들려다 생긴 버릇이란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런 것이 아니라 어린 너한테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한 데서 생긴 잘못이란다!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너를 재고 있었던 거란다.
그러나 너는 착하고, 따뜻하고, 진솔한 성격을 갖고 있다. 
너의 조그만 마음은 넓은 언덕 위를 비치는 새벽빛처럼 한없이 넓단다.
그것은 순간적인 생각으로 내게 달라와 저녁 키스를 하던 네 행동에 잘 나타나 있다.
오늘밤엔 다른 것이 필요 없다.
얘야, 나는 어두운 네 침실에 들어와 무릎을 꿇고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있단다.
이것은 작은 속죄에 불과하다.
네가 깨어 있을 때 이야기를 해도 너는 이런 일을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일 나는 참다운 아버지가 되겠다. 
나는 너와 사이좋게 지내고, 네가 고통을 당할 때 같이 괴로워하고, 네가 웃을 때 나도 웃겠다.
너를 꾸짖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면 혀를 깨물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되뇌어야지.
“우리 애는 작은 아린 아이에 불과하다”고...
너를 어른처럼 대해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단다.
지금 네가 침대에 쭈그리고 자는 것을 보니 아직 너는 갓난애에 자나지 않다는 것을 알겠구나.
어제까지 너는 어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품에 안겨 있었지.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너한테 요구해 왔구나.
너무 많은 것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66 [펌글]'평화의 기도'(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nasum 2016.04.05 3942
865 [2009년 11월 22일 성가대 찬양 - 감사의 노래 (Song o... nasum 2009.11.21 3943
864 [2009년 2월 8일 주일 성가대 찬양] - 내 영혼에 햇빛 ... nasum 2009.02.06 3944
863 [펌글] 멘토링(Mentoring) nasum 2009.10.13 3947
862 남제자 훈련반 10기 3권10과 "청지기 직" 2 문창국 2010.11.02 3952
861 아버지 학교/ 싱가폴 15기 아버지 학교에 남자 성도분... nasum 2016.07.01 3954
860 SBC 야간 한국어 신학 과정- CCTE 구약배경 및 개론 강... nasum 2009.03.16 3956
859 Teens 단기선교 2일차 오후 사역 소개합니다~ :) 1 file 박승인 2015.05.30 3959
858 [트레킹동호회]11월 4일(수) 모임안내 -10시 안은희 2009.10.26 3960
857 싱가폴 어머니학교 12기 nasum 2016.03.18 3963
856 2010년 중고등부 단기선교여행 안내 - 캄보디아 6월12... 정성엽 2010.06.01 3964
855 감사하면서... 1 오선명 2014.01.10 3965
854 빈탄 의료선교팀 (24-26 March 2017) 을 위해 기도해주... file nasum 2017.03.18 3967
853 If... 2 정성엽 2010.06.02 3968
852 유스부 단기선교 둘째날 2 nasum 2014.06.16 3968
851 유스부 단기선교 넷째날 2 nasum 2014.06.18 3968
850 나눔과섬김의교회 홈페이지의 사용자 설문조사 (7월22... nasum 2009.07.21 3971
» [펌글] "아버지는 잊어버린다" by W. 리빙스턴 라니드 nasum 2015.08.03 3971
848 성경이 있는 정물 - Vincent van Gogh file nasum 2016.07.03 3972
847 [2009년 12월 20일 성가대 찬양 - 글로리아(Gloria) ] nasum 2009.12.19 3973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17 Next
/ 117

교제

KPC(SINGAPORE) LTD. 12 Shelford Road Singapore 288370 Tel 65-6467-4476  /  Fax 65-6469-3175  / Mail nasumchurch@gmail.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