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에 제자반을 했습니다.
제자반이 끝나가고 2015년에 가정교회를 섬기기로 마음을 먹었을 즈음 아시는 분을 통해 화요모임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화요모임이 너무 좋다면서 권유하셨는데 그때는 제가 나오지를 못했죠. 다만 그분이 하신 말씀 중에 가정교회 분들이 같이 나오시는 거 보면 좋아보인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었어요. 그래서 새로 가정교회를 시작하며 계획은 하나도 없었는데 막연하게나마 가원들과 화요모임을 같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다른 건 몰라도 그건 할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여선교회에서 조장을 맡아달라고 하셨을 때 좀 부담은 되었어도 흔쾌히 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덧 나섬교회에서 3년이 되어가는데 여선교회 활동은 처음 해보게 되었네요.
첫 모임에 느꼈던 것이 ‘조장 안했으면 올해도 못나갔겠다’ 싶더라구요. 안해봤던 것이라 기대감도 별로 없고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고 아직 가정교회도 시작을 안해서 같이 갈 가원도 없고 하니 딱 안가고 싶어지더라구요.
그래도 장을 맡았으니 안갈 수도 없어 나오기 시작했죠. 그런데 지금은 화요모임만큼 기다려지는 시간이 없을 만큼 화요모임이 너무 좋네요. (글을 쓰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정말 그래요)
저는 화요모임을 생각하면 ‘사람이 계획할 지라도 그 길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라는 말씀이 떠오르네요.
저는 새로 시작하는 가정교회 가원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화요모임을 생각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저를 위해 화요모임을 예비하셨더라구요. 잘 못나올 걸 아시고 조장을 시키시고 주시는 은혜를 풍성히 나눌 수 있는 조원들을 만나게 하시고…
한주 한주 지날수록 ‘화요모임 너무 좋은데, 왜 난 이제서야 나왔지’ 하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러나 이 또한 하나님의 세밀하신 인도하심이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어요. 저의 신앙생활을 돌아보면 최근 몇 년간은 2년 정도 치열하게 바닥을 치며 터널을 지나다 2년 정도 광명을 찾고 누리는 삶을 좀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싱가폴에 와서 지낸 지난 시간동안 저는 또 신앙적인 의문과 상처라고 생각해던 몇 가지 상황들로 인해 너무 힘든 시간들을 보냈거든요. 아마도 그때는 제가 이 자리에 있었어도 지금의 은혜를 고백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오히려 너무 가시가 많아서 다른 사람들을 많이 아프게 했을 것 같아요. 하나님은 다 아셨겠죠.
그래서 그때는 저에게 침묵하고 기다리는 자리들을 허락하시며 훈련받게 하셨던 것 같아요.
하나님을 믿으면 아픈 시간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그 유익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하시네요. 터널들을 지나올 때마다 저의 교만을 돌아보게 하시고 나와 다른 사람을 조금 더 품게 하시는 것을 깨달아요.
그리고 은혜받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고백하게 되네요.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싶어 몸부림치다 설명할 수 없지만 다시 하나님 앞에 은혜로 서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자리든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있었다는 것을 지금 돌아보니 깨닫게 되네요. 화요모임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풍성히 느낄 수 있게 된 것을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