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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과 14년


형은희 집사


금방이라도 비가 한바탕 쏟아 부을 것 같은 화요일 아침,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화요모임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맑거나 비가 오거나 덥거나 덜 덥거나.. 몇 년쯤 살다보니, 적도와 가까운 이곳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우기가 시작되는구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할 때쯤 환한 미소로 “안녕하세요” 인사하시는 분이 있어서 나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처음에 내가 싱가폴에 왔을 때는 거리에서 한국분을 만나면 너무 반가운 나머지, 따라가서 인사하고 사는 곳까지 물으며 오지람 넓게 또 만나자고 했었는데, 이젠 내 모습에서 그런 모습은 볼 수 없다.

그래서 이 분의 모습이 나의 예전 모습을 떠오르게 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오신지 두 달 되었고, 지금은 성경공부를 하러 나섬교회 화요모임에 가신다며 같은 버스를 타서 혹시나 교회에 가나 싶어 인사를 하셨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하신 만남. 익숙한 것들과 이별하고 남편과 아이를 제외 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이 곳에서 힘이 들텐데... 말씀을 사모하여 아이를 데리고 교회로 향하시는 그 분의 앞날을 하나님께서 예비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4년 전, 나는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생각하며 이 곳 삶을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해도 남편의 일을 따라 온 분들이 많았는데, 나는 내 일을 가지고 있었고, 두려울 것이 없는 젊음이 있었고, 나의 모든 앞날 이 내가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들 아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정보다 더 절대적으로 생각했던 모든 것을 놓게 하셨다. 정말 모든 것들이 각본에 짜 놓은 것처럼,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 것처럼, 14년 전 끔찍하게 싫었던 이 곳이 14년 후, 지금은 축복이 땅이 되었고, 나의 삶의 터가, 나의 믿음의 터가 되었다. 마음이 곤고하고 슬플 때, 모든 것이 좌절스러운 그 순간 내가 만난 하나님은 어릴 적에 알았던 하나님이 아니셨다. 더 이상 나의 할머니의, 어머니의 하나님이 아니라 나의 하나님이 되셨다. “은희야~ 괜찮다.. 사랑하는 내 딸 은희야~ 괜찮다” 하시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슬픔을 들어 주시는 사랑의 아버지였고, 내 가슴 밑바닥에 남아 있던 용서하지 못하는 미워하는 마음까지 예수님이 나를 위해 돌아가신 그 십자가 앞에서 나아갈 때 회복이 있었고, 치유가 있었다.


주일 예배 때마다, 마스카라가 번질 만큼 우는 나를 보며, 내가 못해주는 것이 뭐가 있는데 우냐며, 남들이 보면 내가 맘고생 많이 시키는 것 같이 보인다며 남편은 핀잔을 하곤 했다. 내가 가장 밑바닥일 때 만났던 그 하나님은 나에게 헌 부대를 버리고 새 부대에 담으라고 하신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생 각할 때 만났던 하나님은 새 소망을 주셨고, 하나님 아버지께 붙잡히는 인생으로, 함께 하는 삶으로 이끌어 주셨다. 그것이 14년간 이 곳을 살게 한 힘이 되셨고, 축복이 되게 하셨다.


두 달 남짓 이 곳 싱가폴 생활하시는 그 자매에게도, 말씀을 사모하여 여기에 모인 우리에게도 하나님께 이끌리는 삶을 살기를, 한국의 바쁜 일상 속에 만나지 못한 그 하나님을 본토 아비 집을 떠난 이 곳 싱가 폴에서 만나기를, 그 너머에 계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기를 소망하고 기도한다. 

형은희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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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탈명 2014.10.29 15:51
    집사님 아름다운 글 잘 읽었습니다. 집사님의 14년간의 삶이 정말 고스란히 요약되어 있는 글이네요. 타인의 두달을 생각하게 하시는 넓은 마음을 주님께서 선물로 주셨네요. 집사님의 겸손함과 너그러움이 젊은시절의 자신감과 유능함보다 훨씬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자신감과 유능합이 내재된 넓은 마음의 집사님!!! 항상 여기에서도 집사님 잊지 않고 기도드리겠습니다. 늘 한결같으신 아름다운 집사니!! 건강하시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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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해 2014.10.29 18:23
    늘 솔직하게 나눔을 해주시는 집사님...그래서 더 감동이고 은혜인거 같아요...싱가폴에 있는 동안 집사님과 오래오래 교제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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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자 2014.10.30 20:57
    집사님은 자신의 느낌과 감동을 예쁜 목소리로 똣렷하게 잘 표현하는구나 늘 생각했는데....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들을 글을 통해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
    날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집사님과 가정이 될것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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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정아 2014.11.06 17:43
    형은희 집사님
    옥구슬 같은 목소리로 말씀 하시는 집사님과 많은 이야기를 못나눠 본게 아쉬웠는데 집사님의 글속에서 따뜻한 집사님의 마음을 읽을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시는 귀한 삶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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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효정 2014.11.12 21:35
    진솔한 나눔을 읽으면서 왜 내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까요? 주님과 함께 하는 언니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언니의 가정과 가까운 곳에서 함께 나누게 하시고, 그리고 놀랍도록 회복시키시고 강한 믿음의 여인으로 세워가시는 것을 보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주욱 함께 동역하며 살기로...오케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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