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온 편지
김주환 집사
안녕하세요. 저는 2012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딱 2년간 싱가폴에서 살다가 지금은 태국 방콕에 사는 김주환입니다. 지난 2년간의 시간을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하니 감회가 참 새롭네요.
저는 해외생활을 한 지 18년째로,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선지 제가 살아본 곳 중에 가장 선진국이 싱가폴이 되어버렸네요. 싱가폴에 가기 전 살던 곳이 태국이라서 여기보다 어떨까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 가는 데까지 하나님께서 무슨 계획을 가지고 계신 걸까도 생각했습니다. 과연 공항에서부터 시작해서 길거리도 공기도 도로 위의 교통도 선진국답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남편이 구해놓은 콘도에서 지내는데 모기도 없고 파리도 없는 게 너무 신기하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부터 싱가폴에서 사신 분들은 못 느끼실 작은 행복이지요. 보통 제가 살던 동남아시아의 상황과는 모든 것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태국서 떠나기 전 미리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교회가 나섬교회였고 바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뒤 목사님의 심방이 있었는데 남편이 있는 저녁시간에 하신다고 해서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의 남편은 심방을 한 번도 같이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또 안 한다고 할 거 같은데 어쩌나 고민하다가 혹시 하며 슬쩍 물어봤더니 아니 웬일로 하겠다는 겁니다, 참,,, 드디어 저희부부가 처음으로 심방을 받는데 남편이 초신자적 관점에서 본 신자의 방탕한 생활을 늘어놓으며 한참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정말 제가 다 죄송한 상황에서 목사님 끝까지 반론을 안 하시고 잘 들어주시고 받아주시더라구요. 근데 남편은 그게 좋았나봅니다. 그러더니 다른 데선 안 하던 가정교회까지 참여하며 저를 놀라게 하는 겁니다. 이 곳으로 보내신 이유가 하나님 이거였나요? 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교회 주일예배만 다니고 있던 어느 날 같은 콘도에 사시던 김경자 권사님의 권유로 화요모임에 가게 되었습니다. 뭘 가르쳐주시기도 하고 밥도 주시는 여선교회의 모임은 처음이라 참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말씀의 가르침이 있고 또 개인적으로 원하는 동호회를 두고 함께 나눔을 가진다는 것이 다른 교회에서는 해보지 않은 경험이었고, 특히 여집사님들의 에너지 발산의 장소로는 최상의 모임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섬교회의 가정교회는 주로 부부모임이다보니 솔직히 그런 자리에서 온전히 저의 속마음을 내놓기란 좀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여집사님들만 모여 나누니 어찌나 좋던지요.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세상에서 나눌 수 없는 성도와의 교제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매주 섬기시는 여선교임원분들의 수고가 참 감사하고, 즐거운 나눔의 시간을 가지도록 수고하고 애쓰시는 많은 조장님들께도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싱가폴에서의 즐겁기도 힘들기도 했던 생활도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든 사는 모습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내가 어디에 있나’보다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요. 인도하시고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분이 저의 삶을 지금껏 인도하셨듯 앞으로도 함께 하여주시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