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섬김의교회

게시판
조회 수 34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저 일 정말 못하죠? 다른 아이들보다 빠르지도 못하구, 유리잔 깨먹기나 하구 죄송해요. 사장님. 제가 실은 잘 보질 못해요. 망막색소변성증이라고, 먼저 말씀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해요. 각막이식도 안 되구요. 점점 나빠지다가 결국은 실명하게 된다 하더라구요. 제가 특히 투명한 유리 그릇들을 좀 두려워 해요. 잘 안 보이거든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치유해 주신다고 하셨으니까!" 이 아이의 철썩 같은 믿음 앞에 제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치유해 주신다고 하셨다는 그 믿음 하나로 이렇듯 기쁘게 살아가는 아이, 그래서 성경을 코앞에 들이대고 읽으면서도 기뻐하는 이 아이에게요. 멀쩡한 시력을 가지고도 성경통독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그래, 열심히 해보자" 는 말 외에 달리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여전히 그 아이는 느린 속도로 설거지를 하고 있고 가끔씩 유리잔 깨지는 소리도 들려오고, 손님이 들고나는 것을 잘 알아차리지도 못했습니다. 심지어 카푸치노를 만드는데 우유 거품이 철철 넘치는 것도 모른 채 계속 우유를 따르기까지 하더라구요. 속이 부글부글 우유 거품처럼 끓어 올랐습니다. 그러다 뜨거운 우유 거품이 제 손등에 쏟아지면서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다가 문득 얻어진 깨달음 하나.
나는 멀쩡한 두 눈으로도 거품을 넘치게 했구나. 난 손등만 잠깐 뜨겁고 말겠지만 넌 그동안 얼마나 마음 졸이며 일했을까. 그 바람에 얼마나 많이 마음이 다쳤을까. 사장 눈치 보느라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선교의 비전을 품고 오직 하나님께 매달려 사는 아이. 점점 나빠져 가는 눈이지만 하나님께서 치유해 주실 것을 믿으며 미래를 준비하는 아이. 예배가 고프다며 한밤중에 제 찬양과 기도에 동참해 저와 저의 아들과 이 카페를 위해 기도하던 아이. 제 손등에 흐른 뜨거운 우유 거품을 걷어 내면서 이제야 그 아이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밝은 얼굴 뒤로 남몰래 흘러내렸을 그 눈물이 이제야 제 마음을 적십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26 [유스부] 2024 년 태국 단기선교, Day-3 file youth 2024.06.08 46
2325 [유스부] 2024 년 태국 단기선교, Day-4 file youth 2024.06.08 51
2324 [유스부] 2024 년 태국 단기선교, Day-1 file youth 2024.06.08 54
2323 [유스부] 2024 년 태국 단기선교, Day-2 file youth 2024.06.08 62
2322 [유스부] 2024 년 태국 단기선교, Day-5 file youth 2024.06.08 81
2321 [사회복지부] 도시락 봉사 어르신의 감사의 인사 file nasum 2024.06.05 105
2320 [유년부] 2024년 5월 4일 일일캠프(상반기) 'NASUMmer... file nasum 2024.05.13 122
2319 [여선교회] 2024 상반기 동호회 “쿠킹&김치” file hy 2024.05.07 130
2318 [여선교회] 2024 상반기 동호회 “아크릴” file hy 2024.05.10 135
2317 2024년 가정교회 테니스 대회 다섯째주차 업데이트 file 정유선 2024.03.19 141
2316 인도네시아 숨바섬 선교 (6/1-5) nasum 2024.06.07 145
2315 [여선교회] 2024 상반기 동호회 “전통매듭소품만들기&a... file hy 2024.05.06 147
2314 [여선교회] 2024 상반기 동호회 “영어원서읽기&자... file hy 2024.05.01 148
2313 2024년 가정교회 테니스 대회 일곱째주차 업데이트 file 정유선 2024.03.24 150
2312 2024 틴즈부 수련회 "다시 복음으로" file nasum 2024.03.13 154
2311 [2024 고난 주간 밤 기도회] 3월 25일 월요일 file nasum 2024.03.27 155
2310 2024 상반기 세례입교식 안내 nasum 2024.04.19 159
2309 2024년 가정교회 테니스 대회 예선 및 혼복 이벤트전 결과 file 정유선 2024.04.02 161
2308 2024년 가정교회 테니스 대회 4강 및 결승 경기 결과 file 정유선 2024.04.16 161
2307 [초등부] 2024 초등부 성경캠프 file nasum 2024.05.14 16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7 Next
/ 117

교제

KPC(SINGAPORE) LTD. 12 Shelford Road Singapore 288370 Tel 65-6467-4476  /  Fax 65-6469-3175  / Mail nasumchurch@gmail.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