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여선교회에서 처음으로 출범한 동호회인 토요북클럽은 직장인 분들도 시간적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에 모임을 갖습니다. 시, 소설, 만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고전, 철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선정하여 함께 책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며 교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갖아 주시기 바랍니다.

토요북클럽에서 선정한 도서 중의 하나인 "미움받을 용기"를 동호회 강사이신 감미경 집사님께서 아래와 같이 소개해주셨습니다.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지음

누구도 다른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특히나 일본이나 한국처럼 주변을 의식하고 체면이라는 오래된 습관같은 문화에 젖어사는 사회는 대부분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기에 이 책이 이러한 사회에서 자유롭고 싶고 가족과 주변인들의 인정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게 되는 동기가 되지 않았나 지레짐작해 본다.

‘트라우마를 부정하라’는 첫번째 챕터에서 현타가 온 것은 의외로 우리가 프로이트의 과거 결정론적인 정신분석학의 영향아래에서 살아 왔다는 것이다. ‘무엇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서 사는 삶은 과거가 현재의 나를 규정하고 결정하는 운명론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인간의 자유의지를 인정하고 인간이 스스로 정한 목적을 향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준다. 10살 이전까지 주어진 외적 요인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지만 그 이후의 선택들은 결국 현재의 나를 있게 한 것이고 변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생활양식을 선택해야 되고 이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개념이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두번째 챕터,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내용은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해석’, ‘자랑하는 사람은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만난다. 또 자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스스로 자랑할 때가 있는데 결국 본질은 나로서 자족하지 못하는 열등감이 내 주변의 사람과 내가 가진 물질들을 나와 동일시하고 자랑하는 무의식적 자기 기만인 듯 싶다. 또한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바라보고 타인의 행복을 나의 패배로 여기는 것은 인생의 과제에서 도피하는 것이며 ‘자립할 것’과 ‘사회와 조화를 이루면 살아갈 것’을 인생의 과제로 제시한다. 타인이 기준이 되는 삶은 아니지만 사회적인 존재로 살 때 직면하는 인간관계 (일, 교우,사랑)에서 인생의 두가지 과제를 회피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노력할 때 구속이 아니라 자유를 느낄 수 있음을 말한다.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는 세번째 챕터에서는 인정욕구는 부자유를 강요하기 때문에 부당한 인정욕구를 부정하고 인간관계의 카드는 내가 쥐고 있다라는 인식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원하는 마음을 부정하고 내 과제에 남을 개입시키지 않듯이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부모 자식간 관계라고 해도 자녀의 인생에 개입하는 것이야말고 자기 중심적인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완전히 수긍할 수 없는 이유는 자녀가 성장하기까지 일방적 개입이 아니라 자녀의 건강한 독립을 목표로 하는 양육의 책임 또한 부모에게 있음을 경험을 통해서 실감했기 때문이다.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네번째 챕터에서는 지금까지 말해 왔던 주장과 조금은 모순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말하는데 ‘인간관계의 목표는 공동체 감각을 향한 것’이라는 것과 내가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 더 큰 공동체의 목소리를 들으라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경쟁으로 보지 않고 타인을 친구로 여기고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 ‘공동체 감각’이며 자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만 집착하는 삶이야말로 ‘나’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자기중심적인 생활양식이라는 것이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개념이자 가장 평가가 갈리는 이론이라는 공동체 감각은 남의 인생에 개입하지 않고 과제를 분리하고 인정욕구를 부정하며 인간관계의 중심은 자기에게 달려 있다고 앞서 말한 그의 주장들과 상반된 듯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 챕터,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에서 자기긍정이 아닌 자기수용을 하라는 것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무모하게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는 착각과 같은 자기긍정보다 ‘변할 수 없는 것’과 ‘변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여 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주목하는 것이 자기수용이라는 개념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특별해지려는 위험성’ 을 포기하고 ‘평범해질 용기’를 가질 수 있으며 삶이 선이 아니라 찰나(순간)의 연속이기에 ‘지금, 여기’를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역설한다.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인생 (키네시스적 인생)에게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의 여정은 불완전하고 의미가 없지만 춤을 추는 인생 (에네르게이아적 인생)은 과정 자체를 결과로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