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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싱가폴 생활 3년차에 들어선 방영신입니다. 저에게는 특별한 이력이 있습니다. 선원 생활을 해본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을 다니던 중, 배를 타고 동남아 지역 곳곳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의료선교선 ‘한나호’에 선원 선교사로 2년간 승선했습니다. 수많은 어려움과 도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저에게 사역의 기쁨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배에서 하선할 때가 되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해야 했을 때, 복음을 전하는 삶이 가장 행복하다는 결론을 내린 저는 신학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같이 전도사로 사역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대학원을 졸업하니 남편이 유학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결정된 곳이 싱가폴이었습니다. 싱가폴은 처음이었지만 저는 자신 있었습니다. 제가 배에서 부대끼며 살았던 많은 친구들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온 형제 자매들이었습니다. 비슷한 문화의 음식들, 언어들 처음에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나 배 탄 여자야! 동남아 곳곳을 다녔고, 하다못해 섬에도 들어가서 살았잖아!’ 하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싱가폴이면 천국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 동안 야성이 많이 사라졌는지, 싱가폴 삶의 시작은 힘들기만 했습니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이 작은 나라에서, 하루종일 혼자 있다가 남편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공부로 바쁜 남편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성의없는 ‘어’ 만 하기 일쑤였습니다. 어떻게든 활기를 되찾아보려고 영어 학원도 가보고 좋은 분위기의 카페도 찾아다니며 애썼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를 그 무기력함의 구렁텅이에서 끄집어내준 모임이 제가 섬기는 유치부 여 교사 모임이었습니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그리고 기도제목 나눔을 하며 삶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교역자로써 성도님들에게 제 삶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전도사도 별 다를 바 없이 믿음 없고 걱정도 많이 하는데,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방영신 전도사가 아니라, 방영신 자매의 삶을 나눌 수 있게 되었고, 그럴수록 저의 외로움, 무기력함들이 걷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냥 모임이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기도해주는 그 모임에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 맛보는 기쁨을 누리며 저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싱가폴 친정을 허락하셨다고 느꼈습니다. 
“항구에 있는 배는 안전하다. 그러나 배는 그것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윌리엄 쉐드).”라는 말이 있습니다. 배 생활을 했던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배가 앞으로 나아가, 더 넓은 곳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수 없이 흔들려야 한다는 것을요. 하나님도 저라는 배를 온실 속에 화초처럼 바람 한 점 없는 곳에 안전히 두려고 만드신 것이 아니라, 세찬 바람과 거센 풍랑 속에서 수 없이 흔들리며 하나님이 뜻하신 바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만드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싱가폴에서 사는 동안 항상 안전한 것만 바라며, 흔들리는 속에서 괴로워만 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제 배가 흔들리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훈련을 하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2년여의 싱가폴 삶을 돌아보면서 저는 이 기간을 “속성반”이라고 부릅니다. 길지 않지만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 확실한 훈련을 했기 때문이지요. 수없이 흔들리는 기간을 통해 저를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더 나아가게 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흔들리기는 하되 쓰러지지 않으며, 선장되시는 예수님이 이끄시는대로 항해하는 여정을 기쁘게 나아가 보려고 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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