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에 새로 조인하게 되신, 하나님을 알아가고자 하는 열정과 마음이 귀한 가원 자매님께 어떤 훈련을 권해드리는 게 좋을까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에 우연히 화요모임에서 ‘어 성경이 읽어지네’ 강의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소식은 제게 기도 응답이요,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가정교회를 섬기면서 가원분들에 비해 신앙의 연륜도 인생의 경험도 부족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늘 죄송한 마음이 컸는데, 사랑하는 가원 자매님과 함께 성경공부를 하며 교제할 수 있다니! 게다가 ‘어 성경’ 강의의 유익함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책을 사서 혼자 영상으로 들어보려고 시도했었지만, 의지 부족으로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었던 터라 강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작부터 참으로 컸고, 매시간 기대 이상으로 새롭게 부어주시는 은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네 번의 수업 중 제게 특별히 다가왔던 부분은 타인에 대한 관점이었습니다. 이웃을 내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계명… 저는 제가 사랑해야 할 상대방에 대해, 나와 ‘다른’ 누군가를 나인 것 같이 생각하고, 나처럼, 나만큼 사랑하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곧 나는 아니었습니다. 내가 품고 낳아서 돌봐야 하는 자녀들을 바라볼 때에도, 평생을 함께 하며 돕는 배필이 되겠노라고 약속한 남편을 대할 때에도, 자식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고 희생하시는 부모님을 대할 때 조차도 저는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고 이해하는 일에는 참 서툰 사람이었습니다.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사랑하려고 하면 할수록 나와 다름에 더 초점을 두게 되었고, 여전히 상대방은 내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가진 남, 타인이었습니다. 이렇게 가족조차 품고 사랑할 수 없는 나인데, 내가 과연 다른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섬길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사람 아담은 하와를 보자마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너는 곧 나다.” 이러한 아담의 고백이 제게 새삼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 고백대로 온전히 사랑할 수 없는 상대방을 곧 나 자신이라 생각하니 더 너그러워지고 용납이 되고 긍휼함도 생겼습니다. 상황마다 충분한 납득이 없이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큰 아이를 보며 너는 곧 나다... 하나부터 열까지 나와 맞는 부분이 없는 로또 같은 남편을 보며 당신은 곧 나다…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방의 다름이, 곧 나의 일부라고 여기니 이해할 것도 판단할 것도 정죄할 것도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세 품위가 하나되어 완벽하게 유기적인 사랑의 관계로 존재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상대방과 너는 곧 나다 이 사랑의 원리로만 관계하라는 가르침이 제 삶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하나님의 존재방식이 사랑이기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그분을 반사해내야하는 사명을 가진 저도 사랑하며 살아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은 강의를 통해서도 시간시간 깨닫게 하실 신비로운 말씀의 섭리를 기대합니다. 또한 알아가는 만큼 변화하여 성숙한 삶으로, 하나님 자녀된 축복을 누리며 구별되어 택함 받은 자녀된 사명을 감당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