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안양시 기독교연합회와 안양시의 합의를 통해, 밤 11시 이후에는 안양 상가의 붉은 십자가 불을 다 끄기로 했다는 기사를 봤다. 그뿐 아니라 낙후되어 붕괴 위험이 있는 십자가 종탑도 다 철거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일에 대해 각 신문마다 온통 칭찬 일색이다. 심하게 말해서 “교회가 이제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는 논조이다. 어느 일간지는 이 기사에 대한 머리기사로 “빛 공해, 십자가 불빛 꺼진다”라고 달아놓았다.
어쩌다가 우리 주님의 십자가가 공해가 되어버렸는가? 이렇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 바로 우리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회개하고 반성해야 한다.
성령의 사람은 무엇보다 온유의 사람이다. 상가 건물 높이 붉은 색 십자가 불빛을 밝혀놓는 것, 남산에서 내려다보면 온통 붉은 십자가가 대한민국을 점령한 것 같은 그 광경을 자랑하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영향력이겠는가? 우리가 가져야 할 영향력은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비록 힘도 없이 권력도 없이 광야로 쫓겨난 모세 같은 존재지만, 우리에게 있는 단 하나, 조련사 되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온유한 존재로 훈련되어 그 온유함이 세상의 완악함을 이기는 힘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가 회복해야 할 영향력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바로 이 부분에서 실패해왔다.
오늘날 우리 교회는 붉은 십자가 불빛으로 세상을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광대하심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 완악했던 우리를 온유한 존재로 훈련시키신 그 하나님의 광대하심을 이 땅에 선포해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 손에 훈련된 하나님 사람의 온유함이 세상의 완악함을 이기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교회가 해야 할 일이며, 교회가 회복해야 할 진짜 영향력이다.
우리가 세상을 향한 진짜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온유의 능력을 경험해야 한다.
모세의 온유함이 바로의 완악함을 이긴다는 사실을 우리가 먼저 경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령님을 사모해야 한다. 온유는 내 안에서 나오는 힘이 아니라 성령님이 주시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십자가를 더 가까이 붙잡아야 한다. 인내와 온유의 결정체인 십자가 정신이 내 안에 더 깊이 각인될 때 온유의 능력이 살아날 것이다.
내게 아픔을 주고 상처를 주는 사람에게조차 배려와 호의를 베푸는 것이 주님이 지신 십자가의 정신이다. 바로 이 태도가 우리 크리스천들이 가져야 할 태도 아닌가?
성령의 사람은 결코 완악할 수 없다. 주님의 교회 역시 결코 완악할 수 없다. 성령의 사람은 무엇보다 온유의 사람이다.
크리스천 중에도 그 기질이 여전히 완악한 사람들이 있다. 아무것도 아닌데 혈기를 부린다. 그런 완악함을 볼 때 나는 그 사람을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성령의 사람은 온유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이 완악함을 벗고 온유로 덧입혀지는 성령의 능력을 경험하는 은혜가 있기 바란다.
온유가 세상을 이기는 능력이 된다!
"삶으로 증명하라". 이찬수 / 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