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한국에서 담근 김치를 한가득 담아서 싱가폴로 왔다. 한국에는 김치냉장고가 있으니 걱정이 없었는데 싱가폴엔 김치냉장고가 없으니 오래지않아 시어버리는 김치, 한국으로 돌아갈때는 그 어떤 반찬보다 김치를 담궈서 남편에게 선물로 주고 갔었다. 정착 2년 6개월동안 40여일에 한번씩 10포기 넘는 배추랑 무우로 김치를 무척 좋아하는 남편과 두아들 덕분에 연래 행사처럼 담궜던 김치를 이제 이곳 싱가폴에서 마지막으로 하루 왠종일 준비하고 담궜다. 하아! 그 어느때보다 맛있는 김치, 남편도 잘 담궜다고 다른 때 칭찬 하지않던 칭찬을 한다. 김치 담글때 기도하며 시작했는데 주님도 들으시고 마지막 잘 담는 손을 허락하셨나보다. 가정교회 두 가장님을 먼저 한국으로 떠나보내고 이제 내 차례가 되었다. 누군가 싱가폴은 만나면 이별을 준비하고 또 떠나보낼때도 울지않기를 다짐한다고 하였는데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다가오고 나 역시도 공항에서 집사님들의 마음을 불편하지않게 웃으며 떠날것을 다짐하긴하지만 잘 되려는지.
하나님은 바쁘고 분주한 일상에서 싱가폴로 인도하셨다. 왜 가야하나 가고싶지않은데. 그러나 오게하셨고 나 자신을 깨뜨리는 목사님 설교도 듣게 하셨다. 나의 헌신이 드러나지않아도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의 은혜로 구원 받은것에 감사하고 그것으로 만족하라. 그것으로 족하다고 하신말씀!
5년동안 드럼으로 섬겼던 아들의 섬김이 아무것도 아닌 모습으로 아들이 섭섭해하며 싱가폴로 왔을때 그 섭섭함은 나의 섭섭함으로 변해있었다.그런 나에게 담임목사님의 설교는 나의 마음을 변하게하셨고 눈물로 회개하게하셨다.
딸만 싱가폴에 오면 가족이 함께 할수있는데 교환학생으로 오게해주세요 하고 기도 했지만 늘상 기회는 비껴가기만했기에 하나님 뜻이 아닌가보다 포기할 즈음 하나님은 응답 하셨고 그것도 집 가까이에 있는 NTU에 교환학생으로 오게하셔서 편안하게 다니도록 허락해주셨다. 하나님은 참 섬세하신 분임을 알게하셨다.
쌍둥이가 고등학교 졸업 할때까진 이곳에 있겠거니 생각하고 있을때 다시 한국으로 발령이 났다.
하나님은 늘 나의 기도에 빠른 응답은 안하셨다. 나의 계획과 나의 생각을 내려놓으라 하신다. 전적으로 하나님만 의지하라 하신다. "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서 16장 9절 말씀! 너가 기도할 그때가 아니라 내가 계획한 나의 때라고 늘 하신다.나의 기도가 아닌 또다른 것으로 채우시고 일 하실 주님을 기대하게 하신다.
싱에서 마지막 김치를 담으며 즐겁고 유쾌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음이 평안하다. 교회의 비젼트립때 경유지였던 싱가폴을 기도 제목으로 주셨다.많은 기도제목 중에 선교사님을, 나눔과 섬김의 교회를, 개척교회 싱가포르드림교회를, 함께한 형제자매님들이 늘 주안에서 칭찬 받으며 행복한 믿음생활 가정생활이 되기를, 한국에 돌아가서도 중보자로서 기도의 책임을 다하라하신다.
담근 김치가 바닥을 보일 5월의 마지막날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는 섭섭함도 있지만 많은 기도제목들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싱가폴의 행복한 추억들을 허락하심에 또한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