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를 시작하며 하나님은 여러 가지 환경을 통하여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셨다. 나 스스로 가지고 있었던 나도 모르던 내 속의 교만들이 죽지 않았음을 경험했고, 이로 인해 아직도 주님께 나아갈 길이 멀구나 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여기서부터가 주님과 동행하며 십자가도 같이 지고 가야 하는 나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 같다.
둘째 하임이를 임신하고 7개월 차에 힘든 일이 있었을 때 그리고 작년 가정교회를 시작하고 기도가 많이 필요했을 때, 화요모임은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이런 나의 삶의 굵직한 변화들이 있을 때마다 화요모임은 나와 함께 해왔다..
늘 성실하게 나오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로 참석을 많이 하지 못해서 어느 순간 나오게 되었을 때 미안한 마음도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잠깐 잠깐 출석한 화요모임에서의 인연들이 나의 싱가폴 삶을 소중한 교제와 나눔으로 채워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삶을 나누고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함께 걸어갔던 그 길이 너무 행복했다.
항상 열려 있다는 것, 그리고 함께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지금까지는 항상 열려 있는 그 곳에 내가 들어갔는데, 이제는 내가 열어놓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온 것 같아서 조장제의를 받았을 때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N1을 다니기 시작한 둘째와 이제 돌 된 셋째를 놓고 나오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조장을 맡고 시작하면서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강의 시간을 맞추지 못할 때가 많아 죄송한 맘에 조장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 늘 격려해주시는 안경미 집사님과 우리 8조 조원 분들을 생각하니 결정을 쉽게 내릴 수가 없었다. 처음 조장을 맡고 기도하고 만난 첫 만남가운데 기도의 응답을 확신할 수 있었고, 8조에서 만난 집사님들은 그저 우연히 함께 하게 된 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가운데 만난 소중한 분들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토기장이인 하나님께서 나를 빚어가시고 또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길을 걸어가는 귀한 분들을 만난 이 모임은 나의 부족함을 알면서도 그만 둘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였다.
싱가폴에서 아이들 둘을 낳고 돌도 안된 아이를 안고서 조장을 시작할 때, 나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었다. 화요모임을 하면서 조장으로서 누군가를 위로해 줘야 될 거라는 사실에 부담감이 있었지만, 조장으로서 준비하면서 실질적으로 위로 받는 건 나 자신이었다. 주님으로부터 또한 조원으로부터.
서로의 깊은 나눔은 익숙하지 않은 타지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의 부인 또는 아이들의 엄마로서 전부 다를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서로 비슷한 어려움을 갖고 있으며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서로서로의 위로자였던 것 같다.
감히 추천 하건 데 신앙생활을 새로 시작하는 혹은 새로운 곳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혹은 위로가 필요한 모두에게 화요일의 4시간은 다른 무엇으로 대체하기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