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반 1과 수업을 마치고
싱가폴을 언제 떠나게 될지 모르는 나의 생활에 막연히 제자반 만큼은 마치고 가고 싶은 아주 단순한 마음에 신청하였습니다. 신청자는 많은데 소수만 뽑는다고 하여 나에게 기회가 올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저를 하나님께서 교회에 쓰시고자 함인지 다행이 제자반에 합류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 목사님이 주신 숙제라는 선물을 한아름 받아 들고 집에 오면서, 오마나! 과연 내가 끝까지 잘 해낼 수가 있을까?
성경말씀 암송, 주간일정 짜기, 독후감 작성, 간증문 작성, 성경책 읽기, QT, 기도, 5명 이상에게 전화하기 등. 헉~ 나에게는 매우 험난한 과정이 펼쳐졌습니다. 차라리 밥을 50인분 해오라 하셨으면 완전 가뿐하게 할 수 있는데~
안면만 있는 5분과 무슨 이야길 나눠야 하나 손발은 오글어 드는데 심호흡하며 태연한 척 전화기 들고, ”집사님 숙제해요~”라고 시작~
성경책을 읽다 보면 난시와 두통으로 말씀이 3D 영화처럼 살아서 올라오고, 간증문은 모태신앙으로 살다보니 딱히 이렇다 쓸만한 말도 없고, 독후감은 책을 2번이상은 읽어야지만 겨우 내용이 파악이 될까?
특히 매일 15분씩하는 기도~ 아! 창피하게도 내 삶에 정해진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해본 적이 없는 내가, 매번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기도해왔던 터라, 아무도 없는 나의 방에서 기도하려니 집중도 안되고 무릎을 꿇었다 폈다를 반복. 주님이 보시고 웃으시는 것 같아 쑥스럽고, 저혈압으로 기도하다 쓰러지는 건 아닌지, 열심히 했는데 이런 3분이 지났네요~
어찌어찌 간신히 숙제를 마치고 1과 수업을 가던 중 나는 맨 끝에 앉아서 숨죽이고 목사님과는 절대 눈 안마추고자 다짐했건만, 주님이 이런 나의 꼼수를 아셨는지 거의 맨 앞줄에 나의 이름표를 놓아두셨네요.
목사님의 멋진 기타반주로 시작한 수업, 나의 계획과는 달리 수업 받으면서 왕 초집중, 민망하게도 궁금한게 왜이리 많을까요. 어찌나 큰 목소리로 질문이 저절로 나오는지. 목사님께서 차근차근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니 머릿속에 그 동안 뒤엉켜 퍼즐 같았던 성경말씀이 하나하나 맞춰지는 느낌이에요.
집에 올 때 혼자 오호 신청 잘했네!!! 끝까지 할 수 있겠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의 말씀이 정리되니 그 다음 말씀이 궁금해지고, 힘들게만 느껴진 많은 숙제 훈련을 통해 하나하나 좀더 단단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것 같은 나의 막연한 기대가, 또 주님께 좀더 많이 쓰임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구나 아니 제대로 쓰일 수 있겠구나 라는 자신감이 조금씩 올라오네요.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