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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들의 피의 호소
(시편 79편)

시편 79편은 이스라엘 공동체의 탄원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문의 역사적 배경으로 남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패망하고 예루살렘 성과 성전이 바벨론에 의해 완전히 점령 당해 버린 상황으로 학자들은 해석합니다. 
하나님은 바벨론을 진노의 막대기로 사용하셔서 남유다를 심판하셨습니다. 하지만 결코 하나님께서 바벨론의 편에 서신 것은 아니였습니다. 바벨론이 유다를 정복하는 것을 허용하신 것이지 바벨론이 옳아서 그들의 편이 되어 준게 아니였습니다. 

본문에서 시인은 하나님께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6절입니다. 
[시79:6] 주를 알지 아니하는 민족들과 주의 이름을 부르지 아니하는 나라들에게 주의 노를 쏟으소서
[시79:10] 이방 나라들이 어찌하여 그들의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말하나이까 주의 종들이 피 흘림에 대한 복수를 우리의 목전에서 이방 나라에게 보여 주소서
시인은 심판주 되신 하나님께 대하여 ‘우리의 원수를 갚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인이 언급하는 ‘이방 나라들’은 유다를 대적하고 공격하는 나라들을 의미하는데, 영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대항하는 ‘사탄에게 속한 나라’ ‘음부의 권세에 사로잡힌 나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고백론, 참회록>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아우구스티누스, 영어식 이름으로는 ‘어거스틴’이라고 하는 5세기의 교부가 쓴 <하나님의 도성>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세계가 창조된 이후의 역사를 세상의 나라와 하나님의 나라라는 두 개의 역사로 구별하여 서술합니다.
구약 성경의 역사는 하나님 나라를 대표하는 ‘이스라엘’과 그 나라를 압제하고 공격하는 ‘이방 나라’ ‘세상 나라’로 대립하여 볼 수 있습니다. 애굽, 아말렉, 블레셋, 앗수르, 바벨론등 이 모든 나라들은 ‘하나님 나라’를 대항하는 ‘사탄에게 속한 나라’로 적용하여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문에서 시인이 하나님께 ‘원수를 갚아 달라’는 간구는 단순히 바벨론이라는 나라를 심판해 달라는 간구를 넘어서 사탄 마귀의 지배 아래에 있는 음부의 권세를 심판해 달라는 간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수를 갚아 달라는 시인의 간구는 종말론적인 관점에서도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요한계시록 6장 9-10절을 보겠습니다. 
[계6:9-10]
9 다섯째 인을 떼실 때에 내가 보니 하나님의 말씀과 그들이 가진 증거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 제단 아래에 있어
10 큰 소리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고 참되신 대주재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심판하여 우리 피를 갚아 주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려 하나이까 하니
9절에 ‘하나님의 말씀과 그들이 가진 증거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 누구죠? 우리는 이들을 일컬어 ‘순교자’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제단아래서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뭐라고 호소하죠? 10절에 “참되신 대주재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심판하여 우리 피를 갚아 주지 아니하시기를 어느 때까지 하시려 하나이까?” 말이 좀 어려운데, ‘하루 빨리 이 땅을 심판하셔서 자신들의 원수를 갚아 달라’는 것입니다. 
이 요한계시록이 쓰여지고 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어땠어요? 로마의 극심한 박해 가운데 있던 때였습니다. AD64년 네로황제 때에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하잖아요. 황제는 화재의 이유를 기독교인들로 돌리고, 그때 부터 기독교인들을 향한 극심한 박해가 시작됩니다. 십자가에 못박하 죽이고, 몇일동안 굶긴 사자의 밥이 되기도 하고, 밤마다 기독교인을 화형하여 불에 태우고, 황제와 로마 사람들은 그것을 구경거리로 삼았습니다.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 순교자들의 애타는 마음이 이해가 되십니까? 자신들은 이미 순교해서 하나님의 제단 아래 있지만, 지금도 이 땅에서 저 악한 사탄 마귀에게 핍박당하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을 바라보며 애간장이 타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예루살렘을 점령해서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고 자신들의 왕의 신상에 절하라고 하는 바벨론을 바라보며 시인이 느끼는 감정과 또 로마박해 시대에 제단 아래 순교자들이 하나님께 호소하는 감정은 일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오해하면 안되는 것이 ‘하나님 나라’는 ‘교회’이고, ‘하나님 나라의 대적자’는 ‘교회’를 반대하는 자들, 교회의 적수들이니 그들을 대항하여 싸우는 것이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싸우는 것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어거스틴이 참 훌륭한 교부였고,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그가 했던 가장 큰 실수가 바로 이것이였습니다. 그는 ‘교회의 적수에 대해 무력을 사용해도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후대에 종교재판이 이루어질 때, 항상 어거스틴의 이름이 이용당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에베소서 6장에서 바울이 우리에게 분명하게 일러주고 있는 우리의 대적의 정체에 대해서 잊어서는 안됩니다.
[엡6:12]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우리의 싸움은 영적싸움입니다.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하는 것이고, 그들이 이 세상에 뿌려놓은 거짓말들, 거짓 가치관과 세계관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끝으로 우리가 하나님께 울며 호소해야 하는 기도제목이 무엇이여야 겠습니까? 오늘 시인이 눈물로 하나님께 원수를 갚아 달라고 호소하며, 계시록에 나오는 죽임당한 순교자들이 눈물로 하나님께 호소했던 것 처럼, 오늘 우리도 하나님께 호소해야 합니다. 
이 세상을 바라보며, 지금도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다니며 삼킬 자라를 찾고 있는 원수 사단 마귀의 궤계를 바라보며 우리는 하나님께 간구해야 합니다. 다윗이 압살롬의 모사였던 ‘아히도벨에 대하여’ ‘여호와여 원하옵건데 아히도벨의 모략을 어리석게 하옵소서’ 간구했던 것 처럼.. 오늘날 이 세상에 뿌려진 사람들을 혼미하게 하고, 믿는 자를 미혹하는 악한 사단 마귀의 간계를 바라보며 울며 그들의 계획이 무너지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영안을 들어 주변을 바라보십시오. 사단 마귀가 우리의 영혼을 잠식하기 위하여 쳐놓은 덫이 주변에 셀 수 없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자녀들은 그들의 미혹 앞에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심각성을 깨닫고, 오늘 우리의 기도를 통하여 영적 전쟁의 승기를 잡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될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기도제목 
  1. 우리의 영안이 열려 하나님 나라를 대적하는 악한 사단 마귀의 간계를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2. 사탄의 유혹의 덫이 널려 있는 세상 속에서 우리와 우리 자녀들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어 승리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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